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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마이다스도 ETF 보수 인하…삼성發 도미노 현상

경쟁 심화 속 투자금 지키기 고육지책

삼성發 치킨게임 중소운용사로 확산

'ARIRANG 200' 年 0.04→0.017%

'KoreaStock액티브' 0.29%로 낮춰





삼성자산운용이 불을 지핀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 경쟁에 한화·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 중소형사가 대거 참전했다.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자 핵심 ETF의 수수료를 낮춰서라도 투자금을 지키려는 운용사의 자구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27일 ‘ARIRANG 200 ETF’의 총보수를 연 0.04%에서 0.017%로 인하했다. 이는 KB자산운용의 ‘KBSTAR 200 ETF’와 같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 중 최저다. 7일 기준 순자산이 6조 3756억 원인 ‘KODEX 200’의 총보수 0.15%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ARIRANG 200 ETF’가 한화자산운용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주력 상품이라는 점이다. 이 ETF의 순자산은 6552억 원(7일 기준)이다. 한화자산운용 전체 ETF 순자산 3조 1796억 원 중 5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1억 원을 투자할 경우 내야 하는 수수료는 4만 원에서 1만 7000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ETF 수수료 인하에 동참한 것은 한화자산운용만이 아니다.

앞서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19일 ‘마이다스 KoreaStock액티브 ETF’의 총보수를 연 0.62%에서 0.29%로 인하하기로 했다. 2021년 10월 상장한 이 ETF는 인공지능(AI) 퀀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액티브형 ETF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액티브 ETF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다수의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의 보수를 인하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연달아 핵심 ETF의 보수를 인하한 것은 삼성자산운용이 수수료 경쟁에 불을 지핀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달 12일 삼성자산운용은 자사의 미국 대표지수형 4종의 수수료를 0.0099%로 대폭 인하했다.

특히 ‘ARIRANG 200 ETF’의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한화자산운용은 점유율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자산운용은 순자산 2조 9583억 원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점유율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들어 순자산이 2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신한자산운용에 5위 자리를 내줬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순자산에도 밀리면서 7위로 떨어졌다.

자산운용 업계는 투자자금을 지키는 차원에서 수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보수를 낮춘다 해도 새로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도 기존 투자자, 특히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ARIRANG 200 ETF’의 순자산은 전체 ETF의 순자산이 올 들어 20조 원 증가해 140조 원까지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도 순자산이 오히려 70억 원 줄어들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원래 거래하던 브랜드의 ETF에만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수수료 인하가 신규 투자자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운용사들이 같은 유형의 ETF에서 수수료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각 사의 주력 상품의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흐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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