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011070)이 차량용 조명 모듈인 ‘넥슬라이드’ 상용화 10주년을 맞아 사업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업 매출 목표는 1조 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넥슬라이드는 주간주행등이나 후미등 어느 곳에도 자유롭게 적용 가능한 휘어지는 입체 조명 모듈이다. 얇은 기판에 여러 개의 광원(光源) 패키지를 붙이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LG이노텍은 2014년 ‘넥슬라이드-A’ 모델을 최초 양산한 이래 지금까지 9개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을 비롯해 북미·유럽·일본·중국 등 국내외 9개 완성차 브랜드들이 넥슬라이드를 적용한 88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넥슬라이드의 누적 수주는 146건으로 지난 10년간 매출 연평균 47%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고객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단순화다. LG이노텍은 자체 보유한 200개 이상의 특허를 통해 부품 수를 20% 이상 줄였다. 이에 따라 조명 밝기를 키우면서도 두께가 얇아지고 소비전력은 낮출 수 있었다.
미래 성장 가능성도 밝다. 단순히 전조등의 가능을 넘어 자동차 외관을 완성하는 부품으로 조명 모듈의 입지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리포트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조명 시장은 2022년 219억 달러(약 29조 원)에서 2030년까지 320억 8000만 달러(약 42조 45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위한 다양한 문구 및 애니메이션 효과를 낼 수 있는 픽셀 라이팅(작은 입체 조명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조명 디자인) 기술 개발도 2025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중저가 전기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넥슬라이드도 내년까지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전장 사업은 매출 다변화가 절실한 회사로서는 더욱 주목하는 분야다. LG이노텍 매출의 상당 부분이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데서 나온다. 애플이 인공지능(AI) 부문에서 경쟁사보다 대처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중국에도 매출 타격을 입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이 전장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회사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회사는 자율주행·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고도화 등에 맞춰 전장 분야를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앞으로 차별적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차량 조명 모듈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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