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대표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원년입니다.”
에브리타임을 운영하는 비누랩스의 김한이 대표는 서울 마포구 비누랩스 R&D 캠퍼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에브리타임의 DNA를 해외에 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사관학교를 제외한 전국 397개 대학교 캠퍼스별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1학년이던 2009년 에브리타임을 시간표 작성 서비스 형태로 선보였고 2010년 웹버전을 공식적으로 출시했다. 2015년에는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법인을 세웠다. 창업 당시 사명은 에브리스튜디오였지만 2016년 대학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UNIV를 뒤집은 ‘비누(VINU)랩스’로 바꿨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들이 입학 시점부터 대학생활 내내 사용하는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신입생이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서비스로 꼽힌다. 현재 에브리타임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 수는 280만 명에 이른다. 회사에 따르면 통상 하루에 10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누적된 작성 게시물만 18억 개가 넘었다. 올해 초에는 누적 가입자 수가 700만 명을 넘겼다. 김 대표는 “대학생 대상 플랫폼 중에서는 경쟁자가 없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이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비누랩스가 대학생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한발 앞서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 학생끼리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도록 익명성을 철저하게 보장했다. 시간표 제작 등의 학사 관리부터 전공·교양 과목에 대한 강의 평가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커뮤니티 기능 외에 실용성도 충족했다. 학업에 필요한 교재와 물품을 중고 거래할 수 있는 기능도 구현했다. 취업 정보도 공유해 학교를 떠날 준비도 돕는다.
편의성도 지속적으로 높였다. 예를 들어 에브리타임은 원활한 수강 신청을 돕기 위해 수업 별 별점, 경쟁률 등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각 집단별 실시간 소통을 위해 그룹 채팅 기능도 추가했다. 아울러 전체 인력의 30% 수준이 운영을 담당하며 서비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학생이 학교를 다니면서 겪는 문제를 풀기 위해 서비스를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누랩스는 안정적인 이용자 수를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커머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2017년 2월 ‘학생복지스토어’로 알려진 ‘에브리유니즈’ 서비스를 열었다. 기업들은 비누랩스와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며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팔고 있다. 잠재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대학생을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의 노트북, 태블릿 등 IT 기기부터 뷰티 패션 생필품 인테리어 등 대학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살 수 있다. 현재 입접 브랜드는 1000개 수준이다. 김 대표는 “Z세대로 불리는 대학생들과 브랜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연평균 85%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누랩스는 대학생활뿐만 아니라 입시부터 취업까지 생태계를 확장했다. 2017년 대학생 커리어 커뮤니티 캠퍼스픽도 따로 분리했다. 이용자가 자신의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학생들이 교류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공모전, 동아리, 스터디뿐만 아니라 연합동아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대입 준비생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같은 해 선보인 대학백과를 통해 실제로 각 학교의 입시를 거친 재학생들이 남긴 생생한 후기를 볼 수 있다. 입시생과 재학생이 입시·진로·대학생활·공부법 등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비누랩스는 창사 이래 연속해서 흑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플랫폼 광고와 커머스 등으로 얻은 수익을 각 사업에 효과적으로 투입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최근까지 개발에 참여하며 생산성도 높였고 그간 쌓은 노하우로 비용도 효과적으로 집행했다. 때문에 외부 투자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 김 대표는 “임직원 규모가 2년 전 30명 대에서 올해 100명 대로 급격히 증가했지만 여전히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며 “투자를 받지 않아 단기 성과에 목을 멜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의 자금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비누랩스는 교육 사업에도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커리어 교육 서비스 ‘캠퍼스픽 에듀’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취업 뿐만 아니라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직무 탐색을 위한 강의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대학생이 본인에게 적합한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700만 명이 넘는 에브리타임 가입자 기반의 리서치 사업도 시작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대학생 트랜드를 바탕으로 에브리타임의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리서치를 의뢰한 광고주 또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가 높은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다. 김 대표는 “대학생의 브랜드 선호도 및 관심사 등을 분석하고 있다”며 “대기업과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세웠다. 비누랩스는 올해 해외 진출을 시도한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부터 진출할 예정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대학교부터 협업할 계획이다. 유학생과 대학원생도 비누랩스 생태계로 유입할 계획이다. 졸업생을 위한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같은 국가 출신 유학생끼리 정보를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도록 대화하는 기능을 더했다”며 “올해 3분기 대학원생의 학교 생활을 위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네이버·카카오·쿠팡·애플 출신도 비누랩스에 합류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50~100% 늘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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