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우리은행·IBK기업은행이 연 2조 원에 달하는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운영할 새 전담 은행으로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전담 은행이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더해 기업은행이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1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 부처 R&D 자금을 관리하는 시스템 ‘통합이지바로(EZbaro)’ 2기 전담 은행 우선협상자 1순위로 신한은행이 선정됐다. 이어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3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구축된 통합이지바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13개 부처와 소속 기관의 R&D 자금을 관리하는 범부처 연구비 통합 관리 시스템이다. R&D 자금 중 일부는 별도 은행을 선정해 관리를 하는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2020년 1기 전담 은행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 8월로 1기 전담 은행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서 과기정통부는 3월부터 새 전담 은행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공모 신청은 이달 초 마감됐는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기업은행 등 3곳이 입찰에 나섰으며 모두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신한·우리은행이 아닌 기업은행이 2순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전담 은행 선정 평가에서 총 40점이 배정된 ‘과학기술 R&D 혁신 펀드’ 관련 항목이 순위를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전담 은행의 출자를 통해 12대 국가전략기술 등 R&D 분야에 전문 투자하는 2000억 원 규모(모펀드)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인데 이와 관련된 항목을 이번 전담 은행 선정 평가에 새로 도입했다. 이에 기업은행이 R&D 자금 지원 등 기업 관련 금융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해당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이지바로 R&D 자금 전담 은행에 관심을 갖는 것은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예치할 수 있어서다. 이지바로 시스템을 운영 중인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2기 전담 은행은 올해 9월부터 2028년까지 약 3년 4개월간 연간 2조 원가량의 R&D 자금을 관리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2기 전담 은행으로 최대 3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3곳을 선정하게 되면 1순위 50%, 2순위 30%, 3순위 20% 등 순위별로 예치 비율이 나뉜다. 과기정통부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은행들과 세부 협상을 거쳐 이달 말께 전담 은행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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