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대출상품의 준거 금리로 사용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다섯 달 연속 하락했다. 주요 자금 조달원인 은행채 금리는 상승했지만 예적금 금리를 비롯해 시장 금리가 약세를 보인 데다 저원가성 예금이 늘면서 코픽스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4%로 전월(3.59%)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상승세가 꺾인 후 5개월째 하락세다. 지난 5개월 동안 코픽스는 0.46%포인트 내렸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 금리 등이 코픽스에 반영된다.
지난달 은행채 금리가 소폭 상승하면서 코픽스의 내림세도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은행채를 제외한 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코픽스 하락세가 이어졌다. 실제 나이스피앤아이에 따르면 지난달 초 1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금리는 3.56% 정도였지만 월말에는 3.7% 선까지 올랐다. 하지만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안팎으로 내렸고 CD 금리도 월초 3.63%에서 월말 3.57%로 소폭 떨어지는 등 시장 금리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여기에 저원가성 예금이 크게 증가한 것도 코픽스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 3371억 원으로 올해 1월 말(590조 7120억 원)보다 25조 원 넘게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조달 비용이 낮은 요구불예금이 늘면서 다른 조달처를 대체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픽스가 하락하면서 변동형 대출상품의 금리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신규 코픽스 기준) 금리는 3.85~5.25%, 우리은행은 4.79~5.99%, 신한은행은 4.28~5.89%, 하나은행은 5.181~5.581% 수준으로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은 바로 코픽스 변동분(0.05%포인트)을 대출 금리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잔액 기준 코픽스는 3.76%,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17%로 전월 대비 각각 0.02%포인트 하락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