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028300)의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획득에 실패하면서 HLB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HLB 여파로 제약·바이오 종목들도 부진했다. 최악의 경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HLB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만 100원(29.96%) 하락한 4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7일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데 이은 급락이다. 이에 이날 HLB의 시가총액은 12조 5335억 원에서 6조 1497억 원으로 반 토막 났다.
코스닥 대장주인 HLB 사태로 다른 바이오주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증시에서 면역항암제(-0.7%), 제약(-0.99%), 유전자 치료제(-1.20%) 등 제약·바이오 업종은 대부분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이 0.93%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낙폭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증권 업계는 HLB 사태가 다른 바이오 기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HLB 충격이 크진 않았지만) HLB발 바이오주 동반 패닉 현상이 진정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 업종 부진이 이어질 경우 자금 조달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바이오 대장주 HLB조차 신약 개발에 실패한 상황에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더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산업 자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를 갖는 바이오 산업에 투자를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LB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 요법을 통해 간암 1차 치료제로 FDA 허가를 신청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HLB와 파트너사인 항서제약 측이 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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