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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이 발목…삼성, 메모리 '초격차' 위한 수장 교체 단행

전영현 신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고 있던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DS) 부문장으로 교체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 겸 SAIT 원장으로 일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DS부문장은 회사에서 가장 큰 매출과 영업이익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책임지는 자리다.

통상 DS부문장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12월에 이뤄지는데, 7개월이나 앞당겨 이 부문의 수장을 교체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삼성전자의 결정은 최근 회사의 '초격차' 기조가 무너졌다는 지적을 타개하기 위한 충격요법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1992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지켜왔던 굳건한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12단 HBM 등을 선제적으로 개발했지만, 역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8단으로 쌓은 5세대 HBM(HBM3E) 등 최신 제품이 잇따라 고객사의 퀄(승인 작업)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선언했던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도 뚜렷한 진전이 없다. 파운드리(칩 위탁 생산) 사업의 경우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양산에 성공했지만 라이벌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 사장이 이끌었던 DS부문이 HBM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던 게 현실"이라며 "전 부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앉히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리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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