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성능이 빠르게 발전됨에 따라 열을 식혀주는 냉각 시스템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성능이 좋아질수록 전력 소요량도 늘어 발열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는 탓이다. 빈번한 발열은 반도체에 손상을 입힐 뿐만 아니라 전력효율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이에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전력 관리 기업에 주목하는 가운데 이 분야 선도 업체가 바로 버티브홀딩스다. 엔비디아와 파트너 협약까지 맺어 올 들어 주가가 두 배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서버 냉각 기술에서 버티브홀딩스의 존재감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액침 냉각 기술(서버를 전기가 흐르지 않는 기름에 담가 열을 흡수) 등 아직 상업화되지 않은 기술도 많다고 지적한다. 기술 상용화에 따른 진행 상황 등 투자 포인트를 꼼꼼히 점검해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버티브홀딩스는 20일(현지 시간)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2.59% 상승한 99.32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상승 폭은 106.79%에 이른다.
버티브홀딩스는 AI 기술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수혜를 입었다. 마음껏 전력 설비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무엇보다 전력 효율화가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수냉식(제품 주변에 물이 흐르는 관을 설치해서 열을 식히는 방식) 기술을 보유한 버티브홀딩스의 주가가 급등했다. 수냉식이 공기를 통해 열을 식히는 공냉식보다 더 높은 전력효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GPU 소비 전력이 1000W가 초과할 경우 공냉식은 비용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이미 엔비디아 GPU 호퍼(H100)의 경우 TDP(전류가 흐르는 장치에서 생겨나는 열의 양)가 700W에 달한다. 올 연말 양산 예정인 그레이스블랙웰 GPU(GB200)는 TDP가 무려 1200~2700W 수준이다. 버티브홀딩스의 수냉식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의미다. 실제 올 3월 버티브홀딩스는 엔비디아 파트너 네트워크(NPN)에 합류했다. 그만큼 엔비디아도 버티브홀딩스를 신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도 버티브홀딩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버티브홀딩스는 수냉식 기술에 이어 전력효율이 높은 액침 냉각 기술 개발에서도 남들보다 앞서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액침 냉각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 달러에서 31년 21억 달러까지 연평균 24%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주가에 이런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추가적인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실적이 나올 경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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