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북미 선진국들은 가벼운 부상을 입은 환자들에 대한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과잉 진료를 막는 것은 단지 보험사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대다수 선의의 보험 계약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4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유럽 선진국에서는 ‘상해 위험 분석 결과’를 실제 보험금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상해 위험 분석 결과를 보험금 심사에 활용하는 것은 국내 손보 업계의 숙원 중 하나다.
독일의 경우 1970년대 후반 관련 소송이 급증하자 자동차 업계와 법조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모여 ‘목 부상’에 대한 공동 연구를 실시해 시속 13㎞ 미만에서는 목 부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현재 보험금 부지급 기준을 시속 11㎞ 이하로 적용하고 있다. 스페인도 비슷하다. 공학적 분석이 가능한 경미 사고 상해 위험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연간 약 6만 건의 고의 또는 과잉 청구 의심 건에 대해 상해 위험 분석 서류를 작성해 보험금 지급에 활용하고 있다. 스페인 역시 시속 8㎞ 미만에서는 부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가벼운 상해에 대한 정의, 치료 절차, 손해배상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또한 적용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재무부와 금융위가 경상 환자 대상 표준 치료 가이드를 개발해 보험법에 반영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근거 없이 피해자의 주장만 있는 경우 경미한 상해에 대해 보상할 수 없도록 규정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 역시 부상 기간에 따른 정액 보상 기준을 마련해 보험금 지급 기준을 단순화하고 명문화했으며 미국 뉴욕주의 경우 보험사가 허위나 과잉 청구로 의심할 경우 의료기관에 검증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경상 환자의 과잉 치료는 과거 해외에서도 사회적 문제가 됐던 부분”이라며 “해외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적용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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