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정부출연연구기관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인사연은 최근 26개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완료한 ‘2023년도 연구기관 평가’에서 농촌경제연과 과기정책연에 C등급을 부여했다. 등급은 크게 S·A·B·C·D 등 다섯 등급이다. 최저 등급인 D등급과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은 없다.
경인사연은 농촌경제연에 “설정된 성과 목표 중 성과 지표 일부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식량안보 관련 공동 연구 추진’의 경우 달성 실적이 0건이었다. 일부 과제에 대해서는 목표를 잘못 설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의 쌀 자급률이 100%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식량안보 관련 연구과제로 ‘쌀 수급 안정’을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경인사연은 “오히려 자급률이 취약한 국산 밀 등 곡물류에 대한 자급률 제고를 위한 목표 설정이 보다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과기정책연의 경우 연구개발(R&D) 생태계를 총망라하는 개념인 국가혁신체계(NIS)의 혁신을 핵심 연구과제로 설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했다. 경인사연은 “NIS 시스템 혁신을 제시한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기관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시스템 혁신이 무엇인지 보다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을 포함했다면 한층 더 우수한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 목표 체계 구성 과정에서 다소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등의 사유로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 결과가 도출된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해석했다.
조세재정연구원·보건사회연구원 등 6개 기관은 A등급으로 평가됐다. 조세연은 ‘조세 교육을 통한 국민 납세 의식 제고’에서, 보사연은 ‘보건·복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발굴 및 대응 전략 연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8곳은 B등급으로 평가됐다.
이 중 KDI엔 분석 엄밀성을 높이려는 시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경인사연은 “KDI가 성과 지표에서 실증분석 연구 비율을 전년 대비 12.9%포인트 이상 상향한 것은 도전적”이라며 “실증분석 방법론에 대한 검증 체계 강화와 경제 전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목표의 달성이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경인사연은 평가 등급에 따라 예산 보너스를 주는데 기본적으로는 B등급 이상부터 이 같은 인센티브를 받는다. 기관장 성과 연봉 역시 경인사연의 평가 결과에 연동돼 책정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