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국내 과학기술 인력이 연평균 5.3% 증가하는 동안 이공계열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의 증가율은 3.6%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과학기술 분야의 일자리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관련 분야 대학 졸업 이상의 인력 배출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인력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8일 내놓은 ‘과학기술 인력의 고용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과학기술 인력은 196만 1000명으로 2020년 4월 대비 20% 늘었다. 4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5.3%에 이른다. 코로나19 이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면서 과학기술 분야의 일자리도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과학기술 인력의 화수분 역할을 하는 이공계열의 석·박사 포함 졸업자 배출 속도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열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566만 명으로 같은 기간 14.3% 늘었지만 과학기술 인력의 증가율(20%)에 미치지 못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5%다. 경총 관계자는 “과학기술 분야에 고급 인력을 공급하는 이공계의 졸업자 배출 속도가 계속해서 더뎌지면 장기적으로 과학기술 인력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학 전문가는 10만 3000명으로 지난 4년간 연평균 7.4% 증가했다. 20~30대 젊은 인력의 비중이 69.2%로 높았고 월평균 임금 수준은 400만 원이다.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고학력자 비중이 56.2%로 전체 노동시장에서 가장 높았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40만 1000명으로 연평균 5.6% 늘었다. 남성은 83.6%, 여성은 16.4%로 남성 인력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ICT 직종 사업체의 인력 미충원율은 26.7%로 전 직종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지원자가 많아도 기업이 원하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공학 전문가는 73만 6000명으로 연평균 6.2% 증가했다. ICT 분야처럼 남성 인력의 비중(87.6%)이 높아 공학기술 분야에 여성 인력의 진출과 육성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인력 비중은 24.4%로 과학 전문가(10.0%)나 ICT 전문가(14.5%)에 비해 고령 인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월평균 임금은 507만 원으로 다른 과학기술 인력보다 많았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대학 교육 시스템 혁신과 청년·여성 인력 활용 확대 등 다각적인 인재 육성 정책을 통해 첨단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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