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산업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강국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마 아난드쿠마르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석좌교수는 28일 ‘기술 패권 시대 생존 전략’을 주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4’ 기조강연에서 “첨단기술 선진국인 한국이 AI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의 강점은 역시 반도체 기술이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국가들 중 가장 앞선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의 기술력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발전을 가속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R&D 외에도 AI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AI 전문 지식의 토대는 어릴 때부터 다져야 하는 수학적 사고에서 시작된다”며 “AI를 교육과정에 통합하고 다양한 학습 스타일과 속도에 맞춰 개인화해야 기술 진보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인 AI 반도체 칩 기업 엔비디아에서 AI 연구 총책임을 지낸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2017년 35세의 나이로 칼텍 최연소 석좌교수에 임명됐고 현재 AI 머신러닝과 차세대 AI 알고리즘 연구를 하고 있다.
이날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도 “제조업이 강하고 기초 공학이 탄탄한 한국은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융합이 중요한 신기술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며 “앞으로 잘해왔던 제조업과 AI 기술을 접목하는 분야에서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쉬운 지점은 한국의 경제 모델이 선진국을 추격하는 데만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2027년 세계 5대 과학기술 강국 도약을 목표로 선정한 AI, 첨단 로봇, 반도체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21일 AI 규범 제정을 논의하기 위해 주재한 ‘AI 서울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거버넌스 구축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안전·혁신·포용’의 3대 원칙으로 AI 세계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원해 새로운 100년을 이끌어 갈 성장 동력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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