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도 인공지능(AI)에 대해 배우려고 할 정도로 지난해부터 AI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대기업 곳곳에서도 강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마인드를 몸소 깨닫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앞으로 개인 커리어 측면에서 큰 격차를 불러올 것입니다.”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성인교육 시장은 직무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생성형 AI 열풍은 메가 트렌드…AI 콘텐츠 제작 강의 인기”
데이원컴퍼니는 성인교육을 주로 하는 국내 대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AI 관련 강의만 36개를 개설했다. 전년 대비 강의 수를 11개 늘린 것이다. 대표적인 수업으로는 ‘AI 시대 일잘러를 위한 비현실적인 400가지 ChatGPT 활용 바이블’이 있다. 또 다른 대표 강의 커리큘럼 중 하나인 개발자 양성 과정은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에 취업할 수 있는 과정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데이원컴퍼니가 ‘네카라쿠배 인재 양성소’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1기 수강생의 경우 약 70%가 네카라쿠배 개발자로 취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AI 서비스를 활용해 업무 능력을 높이려는 수강생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생성형 AI 열풍은 메가 트렌드여서 인기가 오래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에는 AI를 접목한 콘텐츠 제작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한발 앞서 교육 수요를 내다보고 커리큘럼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데이원컴퍼니는 스타트업 중 이례적으로 10년 넘게 매출 경신을 일궈냈다. 2023년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약 16% 늘어난 1166억 원을 달성하는 등 2013년 창사 이래 단 한 번의 역성장도 경험하지 않았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1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 교육 시장의 고정관념을 깬 덕분이다. 이 대표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교육 업계는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한 후에 강의를 개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편견을 깨고 싶었다”면서 “될 만한 트렌드를 먼저 포착해 교육 수요를 선제적으로 창출한 게 성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수요 창출을 통해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도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중·장년층도 꾸준한 자기계발과 평생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성인 교육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성인교육 시장은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어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환경 변화에 맞춰 데이원컴퍼니도 수강생 편의성을 높이고 교육 상품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래밍에 디지털 리더십까지 가르쳐 조직 변화 이끌어”
성인 직무교육 시장을 선점한 덕에 이제 대기업에서 먼저 데이원컴퍼니에 강의를 요청할 정도다. 실제 현대모비스 직원을 대상으로는 AI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파이썬 프로그래밍, 머신러닝 등 강의를 진행하고 프로젝트를 통해 실무 역량까지 강화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데이원컴퍼니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 직무 역량을 높이는 강의를 들었다. 고객사가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간거래(B2B) 매출은 지난해 기준 3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뛰었다.
이 대표는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자사 직무교육이 입소문을 타면서 중소기업부터 대기업, 공공기관까지 다양한 고객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맞춤 설계된 교육을 통해 임직원의 디지털 역량과 직무 전문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술 도입과 함께 조직 변화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디지털 리더십, 조직 문화 등 기업 구성원의 마인드셋 전환 교육도 실시한다”고 부연했다.
데이원컴퍼니는 컨설팅 서비스로 B2B 사업을 넓히고 있다. 각 기업의 업무 환경에 맞는 맞춤형 설계로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프롬프트 컨설팅 서비스 ‘PROMPT XYZ’를 선보인 것이다. 기업은 해당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시장 조사와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기획서를 작성하고 연구 자료를 분석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사내독립체제로 사업확장·해외진출 속도
데이원컴퍼니는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스타트업 업계에선 보기 드문 사내독립체제(CIC)를 도입했다. 현재 △패스트캠퍼스 △레모네이드 △콜로소 △스노우볼 등 4개의 CIC를 운영 중이다. 패스트캠퍼스는 AI·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직무 교육을 주로 맡는다. 레모네이드와 콜로소는 각각 외국어 교육, 자영업자·프리랜서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스노우볼의 경우 취업준비생이 주된 타깃이다.
이 대표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유연하게 사업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CIC 체제를 운영 중”이라며 “능력과 열정이 있는 인재라면 누구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CIC 체제는 해외 진출에도 주효했다. 일본 법인을 설립한 콜로소가 현지에서 디자인, 일러스트, 영상 강의로 인기를 얻고 있다. 버추얼 아바타 제작 강의처럼 일본 문화에 맞는 강의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패스트캠퍼스 또한 지난 3월 미국,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콜로소 일본 법인에서 최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해외에서 직접 자체 콘텐츠를 조달하는 데에도 공들이고 있다”며 “우수한 강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대만, 동남아 등 해외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데이원컴퍼니는 해외 에듀테크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 타임지(TIME)가 발표한 ‘2024 세계 최고의 에듀테크 기업’에 선정되면서다. 데이원컴퍼니는 이번 평가에서 62위를 차지하며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60위 권에 진입했다. 이 대표는 “데이원컴퍼니가 글로벌 교육 기업들과 함께 나란히 어깨를 견주며 전문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AI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과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 사업에 속도를 붙여 지속적인 고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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