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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밸리 단축 R&D 생태계 조성…산업 패러다임 바꿔야"[서울포럼 2024]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특별강연]

대체불가기술 확보에 역량 총동원

양질의 인력 효율적 투입 등 중요

정년연장·해외인력 유치도 필요

MS·메타·구글 등 독자 칩 준비

엔비디아 경쟁자도 많이 나올 것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상임고문)이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산업 현장에서 개발한 핵심 기술에 인공지능을 이식해 생산성을 높이면 국가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형주 기자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상임고문)이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4.05.29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상임고문)이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4.05.29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005930) 상임고문)이 “이미 반도체와 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 기술 개발 과정에서 ‘데스밸리(기술개발 이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기간)’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연구개발(R&D)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김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특별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체 불가한 산업 기술이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인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회장은 삼성전자에 몸담았을 당시 현장에서 직접 지휘한 기술 개발 과정을 ‘대체 불가한 산업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김 회장은 40년 가까이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며 한국 메모리반도체 산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2002년 삼성전자는 3차원 D램 트랜지스터 기술(RCAT)을 개발해 당시 난제로 지적됐던 100㎚(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 양산의 길을 뚫었다. 2013년에는 낸드 설계가 옆으로 확장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차원으로 낸드를 쌓아 올리는 ‘3D V낸드’를 최초로 개발했다. 김 회장은 “RCAT 기술은 지금까지도 모든 D램 회사가 쓰고 있다”며 “V낸드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준비해 2006년 양산을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15년 가까이 준비해 실패를 성공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조선 산업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 과거 유럽과 일본 등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지만 2000년대부터 한국 기업들이 △플로팅도크 △메가블록 △육상 건조 등의 신공법을 내놓으며 지형도가 바뀌었다. 제작 공법 혁신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위치가 추격자에서 선두자로 바뀐 셈이다. 김 회장은 “각 산업에서 필요한 핵심 기술은 현장에서 개발하되 거기에 인공지능(AI)을 전폭적으로 이식해 생산성을 높인다면 국가가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양질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산업 기술을 개발할 때는 프로토타이핑(시제품)이나 파일럿(시험 생산) 과정에서 대부분 실패하고 연속성이 사라진다”며 “우리는 기초연구와 응용 연구 과정에서 산업체가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을 정해서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산학연이 얼라인(동조)해 데스밸리 기간을 줄이고 빠르게 사업화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충분히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했다.

이공계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과학기술 인력을 소홀히 대접한 결과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데 인재들이 이공계를 외면하고 있다”며 “잘 키워 놓은 AI 인재들이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유출되는 현상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스밸리를 극복하려면 경험이 많은 인력이 필요한 만큼 정년 연장에 대한 진지한 검토도 필요하고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논의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의 뜨거운 화두인 AI 반도체에 대해서는 1차 주도권은 미국 엔비디아와 대만 TSMC가 잡았다고 분석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AI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창출한 가치는 25%에 해당하는 26조 달러(약 3경 5477조 원)에 달한다”며 “기존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인텔 두 곳이 1·2등을 다퉜지만 챗GPT가 등장한 후 AI 반도체 시장의 승자는 엔비디아와 TSMC”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반적인 산업 지형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김 회장은 “엔비디아가 최근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컴퓨팅 요구량이 2년에 275배씩 증가한다고 발표했다”며 “2년마다 반도체 성능이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치인데 앞으로 저런 트렌드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구글은 엔비디아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기는 하지만 독자 칩을 준비하고 있고 실제로 쓰고 있다”며 “향후 엔비디아의 다른 경쟁자들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상임고문)이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4.05.29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상임고문)이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4.05.29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상임고문)이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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