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 지주사인 SK㈜가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4일 공개 서한을 통해 "SK㈜가 밸류업에 진심이면 25% 자사주 전량 소각을 권한다"고 밝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SK㈜가 주가가 27만 원이던 2021년 3월 주주총회 직후 열린 투자자 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시가총액 140조 원의 전문 가치 투자자로 진화하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시총 140조 원은 200만 원의 목표주가를 의미한다"면서 "안타깝게도 3년이 지난 지금 주가는 14만 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 SK㈜ 총주주 수익률은 심각한 손실을 기록했다"며 "과거 3년간 SK㈜ 주가는 45% 폭락, 연 18% 하락했다. 약 2% 배당 수익률을 감안해도 SK㈜ 주주는 2021년 5월 이후 매년 16% 투자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K㈜ 주식이 지속적으로 대규모 할인 거래되는 근본적 이유는 총발행 주식 수의 25%에 달하는 자사주 때문일 것"이라며 "SK㈜ 자사주 보유 지분율은 시가총액 3조 원 이상 대형 상장사 중 제일 높다"고 밝혔다.
그는 "SK㈜ 주주환원 정책은 자사주 매입 소각을 기반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꾀한다고 명기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차기 이사회에서 일반주주 포함해 모든 주주 입장에서 자본 배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SK㈜는 2022년 3월 주총을 통해 2025년까지 매년 시총의 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한편 SK㈜의 주가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재산분할을 해줘야 한다는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 영향을 받아 출렁이고 있다.
최 회장은 SK㈜ 지분을 17.73% 들고 있는 최대주주로 향후 재산분할금이 확정되면 SK㈜의 지분 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자금 확보를 위해 SK㈜의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 소각해 주가 부양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주주들이 원하는 수준의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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