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는 가운데 고배당 금융주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제2의 월급’을 위한 월배당 상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배당을 매월 따박따박 받아갈 수 있는 월배당 방식의 ETF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이달 중 ‘SOL 금융지주플러스 고배당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상품은 ‘에프앤가이드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지수’를 기초지수로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금융지주(316140) 등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큰 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138040), NH투자증권(005940)처럼 최근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는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지난 2022년 국내에 월배당 ETF를 처음으로 도입한 신한운용이 내놓는 첫 국내주식 월배당 상품이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금융주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편입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연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효과와 맞물려 이날 기준 최근 6개월 새 30% 이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정책 발표 후에는 기대감 하락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국내 첫 금융주를 담은 월배당 ETF인 만큼 이 기간 중 2000억 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이밖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2월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배당성장이 기대되는 다양한 업종의 종목을 담은 ‘KoAct 배당성장액티브’를 출시하는 등 정부의 밸류업 정책 전후로 국내 배당 관련 ETF가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 업계가 배당주, 그 중에서도 금융지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주식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금융주가 앞장서 주주환원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의 배당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금융 업종이며 금융지주의 평균 총 주주환원율은 2020년 21%에서 지난해 32%까지 성장했다.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한 금융지주들은 자본 효율성과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는 시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로 출시되는 상품들이 대부분 월배당 방식이라는 점은 또 다른 특징이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출시 당시에는 분기배당 방식이었지만 증가하는 월배당 수요에 월배당으로 변경, 매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월배당 ETF 순자산은 2022년 말 1조 2000억 원에서 올해 5월 말 기준 8조 6100억 원으로 1년 반 사이 7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상품 수도 19개에서 63개로 늘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기업들의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이 선진화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곳이 금융지주”라며 “밸류업 효과는 이제 시작으로 배당 정책은 주요한 투자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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