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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노조 55년만에 첫 파업…참여율 낮았다

◆ 최대노조 전삼노 첫 연차투쟁

작년 현충일 연휴보다 출근자 많아

총파업 등 장기화땐 생산차질 우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첫 연차 투쟁에 나선 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농성 버스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연차 투쟁 방식으로 창사 이후 55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섰다.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등 전방위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도 파업을 강행했지만 참여율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낮은 참여율에 현장 생산 활동 등에 큰 영향은 없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7일 연차 투쟁을 진행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 8000여 명이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 5000명)의 22% 정도다.

관심은 노조원의 참여 규모다. 전삼노는 조합원을 상대로 연차 투쟁 동참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지만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은 연휴였던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날인 만큼 징검다리 연휴를 노리는 직원들도 파업에 동참하는 인원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로서도 첫 파업인 만큼 인원을 가장 많이 동반할 수 있는 날을 전략적으로 계산했을 것”이라며 “밖에서는 파업을 위한 연차와 징검다리 연휴를 위한 연차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파업 참여율이 높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연차를 사용한 전체 사업 부문의 직원 수는 지난해 현충일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를 낸 인원보다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삼노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2%인 조합원들에게 하루 연차를 쓰라는 지침을 내리며 파업 동참을 유도했지만 막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모두 지난해 징검다리 휴일보다 출근이 더 많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당장 반도체 생산라인에 타격이 갈 가능성은 높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첫 파업이 하루에 그치는 단발성인 데다 회사 또한 이미 이러한 대규모 연휴로 인한 인력 이탈에 대비해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장기간 쌓아왔기 때문이다. 스마트팩토리 기술 등의 발달로 반도체 공장의 자동화도 상당 수준으로 이뤄졌다.

다만 파업이 지속되거나 장기화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전삼노 조합원의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이다. 전삼노 측은 “아직 소극적인 파업(연차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아나가 총파업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업의 시점은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위상이 흔들리는 데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세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AI) 연산을 뒷받침할 칩이 제조되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 개발에서 주도권을 내줘 여느 때보다 임직원 협력이 절실하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조립 라인의 경우 며칠 수준의 파업은 견디겠지만 파운드리나 연구개발(R&D) 쪽은 고객하고 일정을 맞춰 움직이는 만큼 빈번한 파업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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