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12일(현지 시간) 공개되는 FOMC 의사록이 향후 주가 흐름을 정할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올해와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보수적으로 조정할 경우 자본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3.17포인트(1.23%) 오른 2,722.67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일 대비 40.15포인트(1.50%) 상승하며 2720선에 안착했다. 코스피 지수의 종가가 2,72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8일(2,722.75)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이주(3~7일)의 코스피 지수 상승은 외국인투자가들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거래일 동안 8554억 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7084억 원, 기관투자가는 1836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총 3조 2000억 원을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양새다.
삼성전자(005930)의 반등도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7일 기준 삼성전자의 종가는 7만 7300원이다. 지난달 31일과 비교하면 5거래일 만에 3800원(5.17%)이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납품할 수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더해 노조 파업 우려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의 테스트는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황 CEO가 삼성전자의 HBM 테스트 실패설을 부인한 것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투자 전문가들은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금리 인하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주요 경제국의 통화 완화 움직임에도 연준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고 금리 인하가 물가를 부추길 가능성을 우려하며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올해 1회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630~275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경제지표 둔화,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달러 강세 우려 등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을 줄 시기는 아니지만 경제 전망이 발표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올해 기준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는 1~2회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관건은 내년 3회 인하 전망이 유지되는지 여부인데 추가적인 인하폭 축소가 있을 경우 금융 시장이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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