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 박스권을 맴도는 가운데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임원 6명 11억5000만원 매수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 임원 6명이 자사주 총 1만5490주, 금액으로는 11억4908만원어치를 매입했다.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은 결제일 기준 지난 3일 삼성전자 보통주 5500주를 주당 7만3700원에 장내 매수했다. 매수 금액은 총 4억535만원이다. 같은 날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5000주를 주당 7만3500원, 총 3억6750만원에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로써 박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2만2500주에서 2만8000주로 늘었다. 노 사장도 1만3000주에서 1만8000주로 증가했다.
또 김동욱 재경팀장(부사장)이 지난 5일 2000주(1억5180만원)를, 정재욱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센터 부사장이 지난 3일 1330주(9948만원)를 각각 매입했다.
재경팀 담당임원 윤주한 부사장은 5일과 7일에 총 660주(4975만원)를 매수했다. 지원팀장인 박순철 부사장은 7일에 1000주(7520만원)를 사들였다.
7만원대에 갇힌 주가 어디로
올해 삼성전자는 주가는 7만원대에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경쟁사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주가 흐름은 더욱 부진하다.
지난해 말 대비 최근 거래일(6월 7일) 주가 등락을 보면 SK하이닉스는 14만1500원에서 20만7500원으로 46.64% 올랐는데 삼성전자는 7만8500원에서 7만7300원으로 1.53% 내렸다.
다만 이달 들어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과 엔비디아 납품 기대 등이 맞물려 삼성전자 주가가 5% 이상 오르며 8만원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중장기 성장,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주가 하락기에는 임원들이 회사 주식을 연이어 사들이면 주가가 '바닥'을 찍었고 곧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로도 이어진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거나 실적이 부진할 때마다 임원들은 발 벗고 나서서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곤 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둔화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은 2022년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당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자사주 총 1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말 2주 간의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현재 미국 동부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부 실리콘밸리 일정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을 만나고 팹리스인 AMD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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