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를 공개한 가운데 벌써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SNS)에는 "계약 인증합니다"라는 글귀가 올라오고 있다.
8일 자동차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4주차에 조사한 신차 구입 의향 조사에서 EV3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11%의 동률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전기차로는 아직 출시 전인 아이오닉9(16%)에 이은 두 번째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소형 전기차 출시 전 구입 의향 수준으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기아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선봉장 역할을 맡을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를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했다. 삼원계 배터리를 채택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501㎞까지 확보했고 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가를 3000만 원 중반대까지 낮췄다. 업계에서는 가성비를 갖춘 EV3 출시를 계기로 중저가 보급형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아는 23일 월드프리미어 영상을 통해 ‘더 기아 EV3’의 실차와 상세 제원을 공개했다. EV3는 기아가 2021년 EV6, 지난해 EV9에 이어 국내시장에 선보인 전동화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업계는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주행거리가 길다. EV3(롱레인지 모델 기준)는 1회 충전 시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기준 501㎞를 달릴 수 있다. 유럽(WLTP) 기준으로는 주행거리가 600㎞를 넘는다. 주행 성능이 뛰어난 NCM(니켈·코발트·망간) 기반의 삼원계 배터리를 채택한 결과다. 롱레인지(81.4㎾h)와 스탠다드(58.3㎾h) 2개 모델 모두 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차량 가격을 3000만 원대로 맞추기 위해 한때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기아는 NCM 배터리를 최종 선택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기차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심층 분석한 결과 주행거리는 450~500㎞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다”며 “대중화 모델이건 고급 모델이건 그 정도의 주행거리는 나와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전기차는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가격이 비싼 NCM 배터리를 써야 해 차량 가격이 오르는 문제가 있었다”며 “EV3는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세운 배터리 공장에서 NCM 배터리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조달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충전 속도도 우수한 편이다.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1분이 걸린다. 충전 속도가 최근 출시한 신형 EV6(18분)보다는 길지만 동급 차종 가운데에서는 빠르다.
외관은 EV9을 닮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에 기반해 역동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디자인을 갖췄다. 미지향적 느낌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으로 배치한 헤드램프로 대담한 인상의 ‘타이거 페이스’를 형상화했다.
EV3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아이페달 3.0’을 적용했다. 기아 전기차 가운데 최초로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를 탑재했고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와 디스플레이 테마에 혁신적인 커넥티비티 사양을 적용했다.
기아는 EV3 출시를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방침이다. 연간 판매 목표도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EV3의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량은 20만 대다.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5만 1000대다. 현대차그룹이 EV3에 대해 거는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기아는 6월 초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계약을 실시하고 정부 부처 인증 절차가 끝나는 7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가격은 롱레인지 모델 기준 전기차 보조금과 각종 인센티브를 더하면 3000만 원 중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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