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관용성’ 열풍이 드라이버 시장을 강타했다면 이번에는 ‘스피드’ 바람이다. 타이틀리스트가 2년 만에 개발해 출시를 앞둔 제품이 선수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13일(한국 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2번 코스(파70)에서 개막한 제124회 US 오픈에 지난해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윈덤 클라크(미국)는 못 보던 드라이버를 들고나왔다. 타이틀리스트 GT2다. 이전 쓰던 드라이버인 TSR3으로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뒤늦게 바꿨었는데 이번에는 주요 선수들 중 가장 먼저 갈아탄 ‘얼리 어답터’가 됐다. 클라크의 지난해 대회 우승을 도운 퍼터는 크게 유행했다. 올해는 GT2를 대유행시킬지 모를 일이다.
타이틀리스트가 신제품 이름을 GT로 지은 배경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GT 하면 보통은 그란투리스모(Gran Turismo)를 떠올린다. 레이싱에 적합한 고성능 차량이라는 뜻이다. 클라크는 “놀랍도록 빠르다. 이전 모델로 쳤을 때보다 볼 스피드가 시속 2~3마일은 더 나오는 것 같다”며 “스핀 양이 매우 일정하다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했다. 평균 볼 스피드가 약 184마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전체 5위인 클라크가 2~3마일 증가 효과를 본다면 대표 장타자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보다도 더 빠른 볼 스피드를 낸다는 얘기가 된다. 윌 잴러토리스(미국)도 “볼 스피드가 1.5마일 더 나온다. 캐리(날아간 거리)로 최대 7야드는 더 나간다는 뜻”이라고 했다.
나란히 관용성 수치를 극대화한 핑 G430 맥스 10K와 테일러메이드 Qi10이 똑바로 나가는 성능으로 인기 몰이를 한 가운데 타이틀리스트 GT는 ‘똑바로’에서 다시 ‘빠르게’로 트렌드를 바꾸려 한다. GT2와 GT3이 있고 GT4는 저스핀 모델인 것으로 추정된다. 파리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세계 랭킹 23위 안병훈은 GT4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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