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남성의 정액에서도 검출됐다. 앞서 미세 플라스틱이 태반이나 간, 모유 등에서도 발견된 연구 결과가 나온 데 이어 직업상 플라스틱 노출이 없는 사람의 정액에서도 발견된 것이다.
최근 중국 칭다오대 산둥성 여성 및 아동 질병 임상의학연구센터 연구팀은 플라스틱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 36명의 정액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중국 동부 지난시에 거주하며 플라스틱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건강한 성인 남성 36명을 모집한 후 이들의 정액 샘플을 수집했다. 미세플라스틱 중합체를 식별, 정량화 및 분류할 수 있는 '라만 미세 분광법'을 통해 정액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고, 정자의 운동성과 모양도 함께 관찰했다.
그 결과, 모든 남성의 정액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8가지 종류의 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일회용 식품 용기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스타이렌(PS)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 또한 포장재, 건축자재 등에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도 발견됐는데, 이 성분은 정자의 운동성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당 논문을 통해 “정자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이 생식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추가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인간이 먹고, 마시고, 숨 쉬는 모든 일상에서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돼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들이 몸속으로 침투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9년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연간 평균 7만4000개에서 12만1000개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보다도 더 작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는 산소와 동일한 통로로 혈류로도 흘러 들어갈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사실상 몸속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미세 플라스틱 노출을 일부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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