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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알리 플랫폼 '티몰' K엔터 손 잡는다

중국 내 '한류 핵심 소비층' 겨냥

큐브·JYP 등과 접촉…협업 나서

JYP 신사옥 예상 이미지. 사진 제공=유현준건축사무소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패션 플랫폼 티몰을 통해 JYP(JYP Ent.(035900)) 등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패션 사업 분야 협업에 나선다. 티몰은 해외 판매자들이 중국에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한국의 유명 연예인을 티몰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의 패션 모델로 기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패션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대형 기획사인 큐브엔터(182360)테인먼트 관계자와 회동한 데 이어 JYP 등 다른 기획사와도 접촉을 추진하고 있다. 잇따른 양국 업체 간 만남은 중국의 국태군안증권과 국내 3곳 이상 증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발망·페라가모를 비롯해 명품 브랜드 200개 이상이 입점해 있는 티몰을 고리로 한국과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한국 기획사 소속 엔터테이너를 모델로 기용해 한류의 핵심 소비층인 중국 Z세대(20~30대)를 사로잡겠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등이 회동에 직접 참여할 만큼 관심이 크다는 설명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에서 패션 사업 협력 요청이 왔고 (증권사들이) 미팅을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논의 초기 단계지만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컬처 꽂힌 中 Z세대 공략나선 티몰…韓브랜드 유치도 정조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지난달 26~27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패션 브랜드 관련 사업 의사를 국내 대형 기획사에 타진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 한한령(限韓令, 2016년 시작된 한류 제한령)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기업들도 한중 간 정상회담을 터닝포인트로 삼고 물밑에서 협력의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을 중심에 놓은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구상도 꽤 구체적이다. 중국 내 인기가 큰 한국 연예인을 입점 브랜드 홍보 모델로 기용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티몰은 중국 내수 중심의 역직구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해외 판매자들이 이 티몰을 통해 중국에 물건을 판매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에는 고급 패션 브랜드 200여 개 이상이 입점해 있다. 티몰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만 해도 900조 원이 넘을 만큼 매머드급 쇼핑몰이다.



알리바바는 올 1월 한국 법인인 ‘타오바오티몰코리아유한회사’를 설립해 한국 판매사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알리바바가 한국의 대형 연예기획사와 협업을 추진하는 것도 한국 법인 설립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예기획사 소속 유명 연예인을 티몰의 입점 브랜드 패션 모델로 기용해 국내 판매사의 입점을 유도하는 동시에 한류의 핵심 소비층인 중국 Z세대(20~30대)도 포섭하겠다는 양수겸장의 수로 풀이된다. 티몰은 입점과 거래 중개 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연예 산업계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큐브엔터(182360)테인먼트의 경우 알리바바와 1차 회동을 끝내고 추가적인 논의를 위해 다음 회동 날짜를 조율 중이고 JYP 등도 알리바바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2016년 한한령 이후 중국과의 교류는 최근 회복 추세에 있기는 하다. JYP의 경우 올해 4월 중국 게임 기업 넷이즈의 대형 음악 플랫폼인 왕이윈뮤직과 전략적 협업을 체결해 아티스트들의 콘텐츠를 유통 중에 있다. 왕이윈뮤직은 올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도 저작권 협력 계약을 맺었고 앞서 큐브엔터와도 독점 음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과실은 아직 부족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당장 올해만 해도 대중국 음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월 기준) 줄었다. 중국 경제의 저성장 탓도 있지만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장벽에 따른 피해가 작지 않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런 만큼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의 협업 요청을 고무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화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의 교역이 줄었다고 해도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매출 중 상당수가 중국 시장에서 나오는 실정”이라며 “그간 한한령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의 중국 공략은 꾸준했는데 이번 협업을 계기로 탄력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알리바바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에도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일중 정상회의가 끝난 지난달 27일과 이달 18일 종가를 비교하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041510))는 -15.14%, JYP는 -5.95%가 각각 빠졌다. 다른 종목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다만 알리바바와의 패션 사업 구상이 구체화돼 결실을 얻으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문화 개방이 확대되면)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초대형 e커머스 플랫폼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는 데 따른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한국 제조 업체의 중국 진출까지 중개하면서 중국 e커머스에 대한 한국의 의존도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쿠팡·G마켓 등 주요 한국 e커머스 업체들은 한국 셀러의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역직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물량도 모두 알리바바가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알리바바 쪽에서 적극적으로 한국 측에 미팅을 요청하고 있다”며 “배우 마동석을 알리익스프레스 모델로 쓰면서 한국 연예 산업과의 시너지에 관심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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