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관계 단절을 가속화하면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매각 협상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라인야후가 다음 달 1일까지 일본 총무성에 제출하는 보고서에는 네이버의 관련 지분 매각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 하지만 라인야후가 시스템 분리를 앞당기는 등 ‘탈(脫)네이버’를 가속화하고 있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매각 논의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위한 물밑 협상을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이 직접 사안을 챙기고 있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의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을 각각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측에 정보 보안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권 축소 필요성을 내비치면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A홀딩스 지분 매각 협상은 본격화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당사가 모회사의 자본 관계 변경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행정지도에 근거해 모회사 등에 대해 검토 요청을 하고 있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움직임이 있다면 신속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라인야후가 일본 총무성에 제출하는 보고서에는 네이버의 지분 매각 내용이 포함되지 않겠지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협상 논의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라인야후가 제출한 보고서를 받아 본 일본 정부의 ‘반응’이 협상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IT 업계의 한 임원은 “한일 양국 정부뿐 아니라 네이버도 ‘라인야후 사태’가 반일·반한 감정으로 번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두 차례나 행정지도에 나선 일본 총무성의 태도에 따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전략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압박해온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측이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네이버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매각 협상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는 안은 지분 완전 매각, 지분 일부 매각, 지분 매각 철회 등이다. 네이버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강제력이 없는 만큼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고심 중이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지분 매각 협상에서는 단 1주라도 제값을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헐값 매각 우려가 현실화되면 네이버로서는 지분을 아예 매각하지 않는 방안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면서 “슈퍼 엔저 상황 등을 고려하면 지분 매각 협상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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