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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억제' 공조 무너져…"한국전쟁 이후 美안보 최대 위협"

■북러 밀착…우려 쏟아낸 해외언론

NYT "가장 극명하게 냉전으로 복귀"

日언론들 "안보리·NPT 무력화할것"

美는 전략폭격기에 핵 탑재 추진도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갈라 콘서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방문을 마친 뒤 다음 행선지인 베트남으로 향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와 북한이 사실상 안보 동맹에 준하는 협정을 맺은 가운데 북핵을 견제하던 강대국 간 공조가 무너지면서 한반도는 물론 미국의 안보 위협이 증폭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은 한때 북핵을 억제하려 했지만, 이제는 끝났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침략 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명시한 북러 간 협정을 두고 “가장 극명하게 냉전으로 돌아가는 순간 중 하나로, 북핵 확산을 막기 위한 세계 3대 핵 강대국의 노력이 소멸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맞서면서도 북핵을 억제하는 문제만큼은 공조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균열이 가기 시작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등을 위한 불특정 기술 지원을 약속했다고 NYT는 짚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번 협정과 관련해 “의심할 여지없이 냉전 시대의 안보 보장의 부활”이라면서 “러시아는 포탄, 북한은 첨단 군사기술이라는 상호 거래적 필요에 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정보 당국자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제 완전한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 능력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차 석좌는 “한국전쟁 이래 미국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이번 협정이 냉전 이후 평화를 유지시킨 국제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기 위해 북한에 급속도로 접근했을 것”이라면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탄력이 붙으면 한미일 안보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지게 된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러 양국이 더 나아가 유엔 안보리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무력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중국·이란·북한 등 ‘새로운 축(new axis)’과의 군사적 협력을 심화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협력이 전쟁 후에도 미국과 동맹국들에 지속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러시아가 원활한 무기 공급을 받기 위해 시작한 협력이 공동 생산, 기술이전, 인력 공급 등으로 확장하면서 이들 국가의 군사력이 동반 상승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국가들의 안보 유대의 속도와 깊이는 때때로 미국 정보 분석가들을 놀라게 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는 러시아와의 핵군축 합의 때문에 재래식 무장만 가능했던 B-52H 전략폭격기에 핵무기 탑재 능력을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B-52H의 핵무장 능력을 복원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미국의 핵전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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