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과 베스타스자산운용이 투자했던 위워크(We-Work) 해외 오피스에 대한 대출 만기가 연장됐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사례가 잇따른 가운데 위기를 잘 넘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샤르몽익스체인지에 대한 현지 담보대출 약 1300억 원의 기한을 약 2년 연장하는데 최근 성공했다. 대주는 글로벌 보험사가 참여한 해외 부동산 대출펀드다.
이 건물은 투자 당시 위워크가 임차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위워크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주요 임차인으로 있던 건물 가치 폭락한 바 있다.
앞서 국내 자산운용사인 베스타스는 지난 2019년 2100억 원(1억 4500만 유로)를 샤르몽익스체인지를 인수했다. 이 중 1300억 원을 담보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하나증권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로부터 지분 출자를 받았다.
샤르몽익스체인지는 8개 층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투자 당시만 해도 위워크가 100% 임차하고 있어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 투자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위워크의 파산과 이에 따른 미국 증시 퇴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위워크가 건물 임차인에서 빠지면 대량 공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건물 가치가 일시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샤르몽익스체인지 인수 과정에서 1300억 원을 대출해준 대주는 대규모 손실을 우려해 지난해 하반기 대출 자금 중 최소 30% 이상을 미리 갚으라며 운용사인 베스타스자산운용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하나증권이 베스타스와 함께 대주를 설득하면서 대출 상환을 최소 한도로 축소하게 됐다. 아울러 빌딩의 가격이 회복되면 리파이낸싱 또는 자산매각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기로 약속했다. 위워크 공실사태에 대비해 신규 임차인도 직접 확보하기로 했다.
한편 위워크는 지난 5월 말 파산 절차를 종료하고 정상화에 돌입했다. 샤르몽익스체인지도 현재 100% 임차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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