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의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만 목표치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하반기 들어선 가격 부담을 낮춘 전기차 출시와 미국 현지 생산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 등으로 판매 호조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5월 글로벌 판매량은 299만 5574대로 올 초 제시한 연간 목표량(744만 3000대)의 40.2%를 채웠다. 6월 판매량은 현재 집계 중으로 월 평균치(59만 9115대)를 고려한 올 상반기 판매 실적은 약 360만 대로 목표치의 절반 정도(48.4%)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전 세계에서 424만 3000대, 320만 대씩 팔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는 전년 판매량과 비교해 각각 0.6%, 3.6% 증가한 것으로 경기 불황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감안해 다소 보수적인 수치를 설정했다. 수요 정체기를 겪는 전기차의 경우 현대차는 30만 대를, 기아는 전년 판매량(18만 2000대)의 50%가량 끌어올린 27만 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올 들어 미국에서 전년 동기보다 0.6% 늘린 67만 8625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전체 해외 판매량(247만 7937대)의 27.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목할 점은 전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 둔화세에도 해당 차종의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1~5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5만 492대로 전년 동기보다 70.5% 급증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전기차를 포함해 총 51만 7137대를 팔아 같은 기간 9.7%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에는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신차를 앞세워 판매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4분기 중 소형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를 국내에 이어 유럽 시장에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 전기차 라인업에 저렴한 가격의 모델을 추가해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10월부터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미국 조지아주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면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도 기대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 한 해 국내 완성차 수출액이 전년보다 5.4% 증가한 747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수출 판매는 286만 대로 3.4% 늘어나는 반면 내수 판매는 165만 대로 5.9%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생산량은 0.1% 감소한 424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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