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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 '1兆' 투자 유치 추진…유럽 생산시설 확대

SKC, 사모펀드에 투자 의향 타진

SK넥실리스 기업가치 3조 이상 희망

글로벌 年 25만톤 생산체제 목표

공격적 투자로 차입금 2조 넘길듯

SKC의 2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 관계자들이 전북 정읍 공장에서 생산한 동박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SKC




SK그룹의 동박 제조 계열사인 SK넥실리스가 유럽 생산 시설 확대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C(011790)는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손자회사인 SK넥실리스에 대한 투자 의향을 묻고 있다. 투자 방식은 SK넥실리스가 발행하는 약 1조 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SKC 측은 SK넥실리스의 기업가치로 3조 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 인수 후 이 회사를 그룹의 2차전지 관련 가치사슬의 한 축으로 삼고 증설 투자를 지속했다. 전북 정읍에 2021년 5공장, 2022년 6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글로벌 생산 체제 구축에도 속도를 냈다. SK넥실리스가 해외에 처음 건설한 동박 생산 기지인 말레이시아 공장은 지난해 10월 첫 출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2021년 착공에 들어간 지 약 2년 만이다. 이를 통해 SK넥실리스가 SK그룹에 편입될 당시 연산 3만 4000톤에 불과했던 동박 생산 능력은 현재 10만 톤 수준까지 확대됐다.

올 하반기에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 유럽 생산 거점인 5만 7000톤 규모의 동박 공장 설립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공장 실적도 4분기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공산이 크다. 내년에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유럽, 북미 등을 통틀어 연산 25만 톤 규모의 동박 생산 체제가 갖춰질 전망이다.

SK넥실리스가 그동안 해외 증설에 투자한 자금은 약 1조 5500억 원이다. 이 중 9000억 원이 폴란드 법인, 6500억 원이 말레이시아 공장에 투입됐다. 이 자금들은 차입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을 통해 마련됐다. SKC도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지금까지 총 3500억 원을 지원했다. 투자금이 공격적으로 집행되면서 2020년 2000억 원 수준이었던 SK넥실리스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1조 1286억 원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또 다시 RCPS 발행으로 1조 원 수준의 투자금을 끌어올 경우 SK넥실리스의 총 차입금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SK넥실리스가 해외 공장 증설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급증하는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사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으로 SK넥실리스는 전 세계 동박 시장의 22%를 점유하는 1위 사업자다. 점유율 18%로 2위 업체인 왓슨이 최근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탓에 맹추격을 받고 있다.

SK넥실리스가 실적 부진과 차입금 부담 증가로 자체적인 투자 여력을 잃은 점도 최근 외부 투자 유치 작업에 돌입한 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SK넥실리스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나 줄어든 916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99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SK넥실리스는 지난달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SK넥실리스의 실적 부진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최근 SKC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유지한 SK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2분기까지는 판매 물량이 의미 있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객사 인증이 모두 완료되는 하반기에는 매출과 수익성이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가 제조하는 동박은 구리를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인 10마이크로미터(㎛) 내외로 만든 소재다. 주로 전기차,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 음극재를 감싸 전류 흐름을 돕는다. SK넥실리스는 2019년 세계 최초로 머리카락 두께의 10분의 1 수준인 4㎛ 두께의 동박을 1.4m 광폭으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6㎛ 두께 동박을 세계에서 가장 긴 77㎞ 길이로 만들었다.

한편 업계에서는 SK넥실리스가 오는 28~29일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될지 여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SK그룹은 현재 계열사 매각·합병 등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SK넥실리스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선 만큼 매각 계열사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다만 SKC 관계자는 “SK넥실리스에 대한 추가 증설이나 이를 위한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고객사 다변화와 재무 건전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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