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의 지주사 두산이 400억 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개별 민평금리(민간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금리)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주문을 받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1년 6개월물 200억 원 모집에 1020억 원, 2년물 200억 원 모집에 1510억 원 등 총 253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앞서 두산은 희망 조달 금리 범위(밴드)를 민평 개별 민평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그 결과 1년 6개월물과 2년물은 각각 -95bp, -90bp 등 밴드 하단 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한 두산 회사채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전 거래일 기준 신용등급이 ‘BBB’급인 두산 회사채 1년 6개월물 민평금리는 4.844%다. 이미 동일 등급 평균 민평금리인 6.474%보다 163bp 낮은데 수요예측 결과를 고려하면 최종 발행 금리는 3.9%대 혹은 4.0%대 초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신용등급 ‘A+’급의 등급 민평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두산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BBB’임에도 불구하고 부도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한 덕분이다. 두산그룹은 2020년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간 뒤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치며 재무 건전성을 빠르게 회복, 2022년 2월 채권단 체제에서 벗어났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9일 두산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급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아직 신용 스플릿(불일치) 상태지만 다른 민간 채권평가사들도 조만간 두산의 신용등급을 한 등급 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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