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국세수입이 1년 전보다 7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6조 원 넘게 감소한 것과 비교해 감소폭이 줄었지만 5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9조 1000억 원 감소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펑크’ 징후가 짙어지고 있다. 법인세 납부실적 감소가 결국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4월 대기업 법인세가 감소해 전체 국세수입에 타격을 줬다면 5월에는 중기 법인세가 직격탄을 줬다. 정부는 세수부족 ‘조기경보’를 발령했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5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5월 국세수입은 25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00억 원 감소했다. 주요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1년 전보다 2조 6000억 원 감소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원천분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기업 실적 저조 영향으로 분납 실적 감소 등 신고분이 저조했던 영향이 컸다.
부가가치세는 환급 감소로 국내분이 증가했으며, 수입분도 증가해 1조 원이 증가했다. 소득세는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소득세가 증가하고, 취업자수와 임금증가 추세가 유지되면서 근로소득세까지 증가해 전체 7000억 원이 늘었다. 증권거래세는 3000억 원 줄었고, 상속증여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 및 관세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누계 기준으로는 올해 들어 5월까지 국세수입은 151조 원으로 1년 전보다 9조 1000억 원 감소했다. 법인세만 15조 3000억 원 줄어든 탓이 컸다. 진도율은 41.1%로 최근 5년 평균 47.0%에 비해 5.9%포인트 격차가 벌어졌다. 이 같은 격차는 세수 조기경보 기준에 부합해 기재부는 세수부족 조기경보를 발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5월 법인세가 예상과 달리 크게 줄었다”며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연결납세법인과 중소기업의 분납이 줄어들었던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분납 신고를 하고서 4월 1회차에 납부를 한 뒤 5월에는 돈이 없어 납부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많았던 것”이라고 했다. 4월 법인세 감소가 대기업 중심이었다면 5월에는 중소기업 법인세가 타격을 받으며 전체 국세수입을 끌어내린 셈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문제는 내수 흐름이 불안정해 세수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체 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0.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 생산이 1.2% 줄어든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등 내수 지표도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소매판매는 0.2% 줄었다. 비내구재·내구재 판매는 늘었지만 준내구재 판매가 2.9% 감소 한 탓이 컸다. 설비투자는 선박 수입 등 운송장비 투자가 12.3% 줄어든 영향에 전월보다 4.1% 줄었다. 건설기성은 건축·토목 모두 실적이 줄며 4.6% 감소했다. 경기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전월보다 0.6포인트, 0.1포인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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