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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위원장 탄핵 처리 앞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착수

전체회의 열고 이사 선임 계획안 의결

KBS·방문진·EBS 이사 8~9월 임기만료

안형준 MBC 사장 교체 가능성 주목

김홍일 "새 이사 선임은 방통위 책무"

김홍일(오른쪽)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제32차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상인(왼쪽)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방송공사(KBS), 방송문화진흥회(MBC),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 공영방송 3사의 이사 선임이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당 주도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이 조만간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긴급하게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3사의 이사 선임 계획 안건을 심의·의결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8일 정부과청사에서 제32차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 EBS 임원 선임 계획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회의에는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이 참석했으며, 방통위 사무처의 안건 제안 이유를 듣고 의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송 업계에서는 앞으로 공영방송 3사의 새 이사회가 꾸려진 후 경영진에 대한 인사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S와 MBC, EBS의 기존 이사들의 임기는 각각 오는 8월12일, 8월 31일, 9월 13일 만료된다. 특히 안형준 MBC 사장의 교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안형준 사장의 경우 임기가 2026년 2월까지로 1년 8개월가량 남은 상황이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가 여권 성향 인물들로 재편될 경우 임기 만료 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방통위는 이번 안건 의결 직후 공영방송 3사의 임원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KBS는 이사 11명을, 방문진은 이사 9명, EBS는 7명을 모집한다. KBS와 방문진은 이날부터 7월 11일까지 이사 후보자 응모를 받을 예정이며, EBS는 7월 12일부터 7월 25일까지 진행한다. 가장 먼저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방문진이다. 방문진 이사의 임기는 오는 8월12일 만료된다. KBS는 같은 달 31일, EBS는 9월 13일 예정돼 있다.

방통위 이날 회의는 평소와 다르게 긴급하게 진행됐다. 방통위 회의는 수요일에 개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주 금요일에 방통위 사무처에서 상임위원에게 안건에 대해 보고하고, 차주 월요일 상임위원 간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 이후 수요일에 회의를 열고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또 방통위 회의 운영 규칙에서도 회의 개최 이틀 전 일시와 장소, 안건 등을 사전 공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전날 저녁 긴급하게 공지됐다. 안건 의결이 시급하거나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예외 적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이사 선임에 대한 시급성과 법적 정당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출 관련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논의 중이지만, 현행법에 따라 이사 선임 추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법 집행 기관인 방통위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 2인 체제 방통위가 공영방송 3사에 대한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하는 것이 절차적으로 부당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상인 부위원장도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7월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을 의결할 당시 회의 속기록을 언급하며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 진행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상인 부위원장이 언급한 속기록은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한 상임위원들이 공영방송 이사들의 임기 만료 전 새 이사 선임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발언들이었다. 당시도 국회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인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위원장은 "나도 (문재인 정부 시절) 상임위원들과 똑같은 의견"이라며 "공영방송 3사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뜻 받아 방통위가 관련 법령에 의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희(오른쪽에서 세번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민원실에서 5인 합의체 기구인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에 대한 위법성을 강조하며 김홍일 방통위원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에서는 이번 방통위의 공영방송 3사 이사 선임 계획 안건 의결이 이뤄지자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회의 진행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을 비롯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항의 방문했다. 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면담 요청을 했지만, 김 위원장의 거절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온갖 불법으로 점철된 이번 의결은 무효"라면서 "윤석열 정권 방송장악 하수인 김홍일·이상인 두 사람은 반드시 역사적·법적 심판대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등은 상임위원 3명이 결원인 상태에서 김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 2인이 주요 안건을 결정한 것 등을 이유로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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