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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히트플레이션





국내 김 가격이 ‘금값’이 됐다. ‘K푸드’ 열풍으로 수출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세계 3대 생산지 중 하나인 일본의 생산량이 반 토막 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은 겨울 찬 바다에서 자라기 때문에 고온과 병충해에 약하다. 인스턴트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의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올랐다. 최대 생산지인 베트남에서 폭염과 가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옥수수·밀·코코아·양파·토마토 등 다른 농산물의 국제가격도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급등하고 있다. 더위(heat)로 인한 물가 상승을 뜻하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이 전 세계를 급습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5월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은 15.9도로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다. 12개월 연속 ‘역대 가장 더운 달’ 행진이다. 앞으로 더 빨라지는 지구온난화 속도는 농산물 작황 부진, 병해충 확산, 수자원 고갈 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은 에너지 비용 상승, 물류망 타격, 노동 생산성 저하 등의 경로를 통해서도 물가를 밀어 올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해 2035년까지 매년 식품 물가가 0.92~3.2%포인트, 소비자물가가 0.32~1.2%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기후변화의 최대 취약국 중 하나다. 기상청에 따르면 1912~2020년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0.2도씩 올랐다.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빠른 속도다. 한국은행은 각 월의 평균기온이 장기 평균보다 1도 상승하면 1년 뒤 농산물 가격은 2%, 소비자물가는 0.7%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와 영세한 농가 규모 등으로 인해 농산물 변동 폭이 주요국 중 가장 크다. 기존의 통화정책만으로 물가를 잡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 본격화할 히트플레이션에 대비해 전근대적인 농산물 생산·유통 구조 개선과 수입선 확보 등 공급 채널의 다양화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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