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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초심' 잃은 인터넷은행

신서희 금융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환을 통해 다른 은행 고객을 뺏어오는 식의 영업은 혁신이나 포용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최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 편중된 영업 행태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디지털 금융 혁신과 은행 과점 체제 해소 등 몇 가지 사명을 안고 출발한 인터넷은행의 성과가 미진하다는 쓴소리다.

금융권을 취재하다 보면 인터넷은행이 당초 도입 취지에 따라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인터넷은행의 출범 목표는 첫 번째는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 금융 양극화를 완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복합을 통해 미래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접근성과 편의성을 개선하고 은행권의 가격경쟁을 촉발시켜 ‘메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예대마진에 치우친 수익 구조로 기존 은행을 답습했을 뿐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점수가 낮다.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적극 도입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금융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은행들은 수익 구조가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낮은 금리를 내세워 기존 시장에 침투하는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올 상반기 대환대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올 1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5조 원 가까이 늘렸다. 하지만 상품을 뜯어보면 시중은행과 비슷하다. 카카오뱅크(323410)가 선보인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경우 2019년 KB국민은행이 먼저 선보인 상품과 차이가 거의 없다.



금융의 실용성은 금융 소외 영역에서 발생하고 전이되는 불안정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때 발휘된다. ‘은행’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속성이라 공공성을 준수하는 ‘포용’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 조화롭지 않은 혁신을 성공시키는 것이 인터넷은행 인·허가의 핵심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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