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앤디 재시 아마존 CEO·팻 겔싱어 인텔 CEO 등 '빅테크' 리더들을 잇따라 회동하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사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일 최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두 CEO를 만난 사진을 올리면 "AI 반도체 최전방의 거인들"이라며 "이들이 엄청난 힘과 속도로 세상을 흔들 때 우리도 백보 천보 보폭을 맞춰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과 아마존이 함께 만든 앤트로픽, SK하이닉스와 인텔이 함께 하는 가우스랩스처럼 우리나라 유니콘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가우스랩스는 SK하이닉스의 산업용 AI 전문 자회사다.
최 회장은 지난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재시 CEO를 만나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최신 산업동향과 전망에 대해 살피고 SK와 아마존의 협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아마존은 최근 머신러닝(ML) 학습과 추론에 특화한 자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 '인퍼런시아'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설계부터 서비스까지 AI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AI 반도체 구현에 필요한 5세대 HBM(HBM3E) 양산과 고객사 납품을 시작하며 고성능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 최 회장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텔 본사에서 겔싱어 CEO를 만났다. 그는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오랜 반도체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하고, 첨단 반도체 제조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TSMC,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아마존, 인텔까지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빅테크 리더들을 잇따라 만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과 만난 사진을 SNS에 올렸다.
최 회장은 지난달 28∼29일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임직원에게 AI 역량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2026년까지 80조 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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