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첫 ‘대어’인 시프트업이 공모주 청약에서 70만 명 가까운 투자자들을 끌어당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새내기주의 빈번한 주가 급락으로 IPO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프트업이 상장일 주가 오름세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이 전날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시프트업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청약 건수는 총 69만 3283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종 경쟁률은 약 341대1이었다. 시프트업은 총 공모액 4350억 원(725만 주) 중 25%인 1087억 5000만 원(181만 2500주)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했다.
청약금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약 18조 5600억 원을 기록했다. 올 IPO 시장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약 25조 원) 청약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최근 발매한 신작 게임의 판매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 청약 마감 후 증거금 환불(5일)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 등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비례배정(신청 물량에 비례해 공모주 배정) 경쟁률은 증권사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최소 단위(10주) 이상 청약한 투자자들에게 공모주를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배정 방식에서 유불리가 갈렸다. 대표 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의 균등 배정 주식 수는 각각 약 1.34주, 1.36주였지만 인수사로 참여한 신한투자증권의 균등 배정 주식 수는 0.88주였다.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최소 주문 단위만 청약한 투자자 중 약 12%는 1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프트업의 상장 예정일은 이달 11일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2021년 크래프톤(259960) 이후 3년 만의 게임사 상장이다. 시프트업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3조 4814억 원으로 코스피 상장 게임사 중 크래프톤(약 13조 원), 넷마블(251270)(4조 8400억 원), 엔씨소프트(036570)(3조 9500억 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공모 흥행에 성공했던 신규상장 종목들이 줄줄이 상장일 주가 급락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전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올 증시 입성 종목 중 처음으로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간 이노스페이스(462350)는 이날도 9.58%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하스(450330)는 공모가 대비 7.19% 오른 1만 715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시초가(2만 7600원)부터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일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차익을 빠르게 실현하려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욕구도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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