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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패권 겨룰 AI에 '선택과 집중'…3나노·HBM 판세 뒤집는다

[삼성 반도체 리밸런싱] ■차량용 칩 개발 속도조절

교체주기 짧고 수익성 높은 AI칩 승부수

이재용, 직접 빅테크 리더와 협력 논의

HBM '엔비디아 퀄' 통과 여부 주목

스마트폰 AP 엑시노스 반등도 시급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저커버그 CEO의 자택에서 만나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해 논의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공들여온 ‘엑시노스 오토’ 신제품 개발에 대한 속도를 조절한 것은 인공지능(AI) 사업에 더 역량을 쏟기 위한 움직임이다. 향후 삼성전자는 ‘마하’ 등 신규 AI 추론 칩을 중심으로 엔비디아의 아성을 깨고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늘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공고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파운드리 수율 개선과 스마트폰용 칩 점유율 확보,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개선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칩에 집중=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오토’ 출시 이후 6년 동안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발표한 5나노 ‘엑시노스 오토’ V920 제품은 2025년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고 2세대 제품인 ‘V9’은 아우디 차량에 장착되기도 했다.

다만 삼성 내부와 차량용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익성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풍부한 자본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수익을 내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차량용 반도체는 이 같은 성공 공식에서 궤가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차량 안전과 관련된 업계 인증인 ‘ISO 26262’ ‘AEC Q100’ 등을 거쳐야 할 뿐더러 연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1억 대 남짓인 것을 고려하면 전자 기기나 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에 비해 투자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완성차 회사들의 자체 칩 개발 움직임까지 이어지면서 기존 사업과의 괴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업계의 조명을 받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기회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노트북 PC, 각종 가전 기기용 칩을 생산하면서 얻은 경험이 있고 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빅테크가 AI 인프라 구축, 온디바이스 AI 기기 출시를 위해 반도체 구매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버나 전자 기기는 자동차보다 교체 주기가 짧아서 수익성이 커질 수 있다는 계산도 AI 칩 역량 강화를 선택한 이유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최근 미국에서 다양한 빅테크 리더들을 만나 AI 협력과 시장 확대를 모색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주간의 미국 출장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과 만나 AI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기도 했다.

◇HBM 공급은 숙제=AI 칩 개발을 위한 조직 개편이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면 다양한 숙제를 극복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외에 메모리·파운드리 분야에서도 AI 고객사 확보에 분주한데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메모리로 주목받는 HBM 시장에서의 위상 회복이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는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단, 4분기 12단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 퀄(인증) 통과를 목표로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부터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지만 까다로운 엔비디아의 인증 작업을 통과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상존한다.

자체 AI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반등도 시급하다. 엑시노스 AP는 지난해 초 출시됐던 삼성 갤럭시 S23에 성능 문제로 단 하나의 칩도 탑재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 S24에는 4나노 공정으로 만든 ‘엑시노스 2400’을 공급하며 위상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하반기 갤럭시 S25에 탑재될 ‘엑시노스 2500’ 제품 개발이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의 3나노 수율 문제로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엑시노스 생산을 맡는 삼성 파운드리의 전반적인 기술력 확보와 매출 반등 역시 과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패키징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솔루션’을 내걸고 파운드리 라이벌 TSMC를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공정에서 경쟁력이 밀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빅테크 수주 실적은 물론 점유율 확대가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현재 애플·엔비디아 등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들은 주력 반도체 전량을 TSMC의 첨단 전공정·패키징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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