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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후회 없는 투자를 위해서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경영학 박사)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 경영학(연금공학) 박사




얼마 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연례 주주총회에서 엔비디아를 너무 일찍 팔아 1500억 달러(208조 원)의 손해를 봤다며 후회했다. 우리는 투자하면서 ‘너무 일찍 팔아서’ 혹은 ‘너무 늦게 사서’ 후회하곤 한다. 연금 가입자들과 투자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러한 후회의 주된 원인으로서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좁은 사고의 틀’이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인가, 연금저축인가’, ‘연금저축펀드계좌인가, 연금저축보험인가’, ‘정기예금인가, 펀드투자인가’, '펀드인가, 상장지수펀드(ETF)인가’ 등 선택지를 너무 좁은 틀 안에 가두고 이분법으로 바라본다. 다른 선택지가 있거나 혹은 둘 다 선택할 수도 있는 데 말이다.

둘째, 이른바 ‘확증 편향’으로 기존의 태도와 신념, 행동을 뒷받침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이를테면 주식펀드에 투자하고 있을 때는 오른다는 얘기에만 집중하는 식이다.

셋째, 자신은 투자에 대해 남들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 과신’이다. 2030세대들은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ETF를 통해 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비중이 높다. 젊어서 상대적으로 정보 습득이 빠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잦은 거래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별반 차이가 없다.



‘스틱!’, ‘스위치’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낸 바 있는 칩 히스(Chip Heath)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WRAP’로 요약되는 후회 없는 의사결정 과정을 제시했다. 연금 자산운용도 일종의 의사결정 과정이니 이를 활용해 생각한다면 후회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는 ‘선택지를 넓혀라(Widen Your Options)’다. 저축할 것인가, 투자할 것인가 2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 저축과 투자를 나눠서 할 수도 있고 그냥 현금으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2단계 ‘가정을 검증하라(Reality Test Your Assumptions)’다. 이를 위해서는 반대되는 의견을 찾아야 한다. 특정 섹터 ETF에 투자 결정을 하기 앞서 이에 반대되는 의견을 생각해 본다.

3단계는 ‘결정과 거리를 두라(Attain Distance Before Deciding)’다. 바로 결정하지 말고 잠시 시간을 둔다. 10-10-10 법칙도 좋은 수단이다. 이 결정이 지금부터 10분 뒤에는 어떻게 느껴질까, 10개월 뒤에는 어떻게 느껴질까, 그리고 10년 뒤에는 어떨까 3가지 시간의 틀에서 생각하다 보면 결정과 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연금투자는 장기적인 자산운용이기 때문에 보다 긴 안목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4단계는 ‘틀릴 때를 대비하라(Prepare to Be Wrong)’다. 미래는 1가지로 예측해야 할 ‘점’이 아니라 ‘범위’다. 아주 좋은 것부터 아주 나쁜 것까지 범위 속에서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 어떤 특정 펀드에 대한 투자가 아주 좋을 때부터 아주 나쁠 때까지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안전계수를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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