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네덜란드 스마트홈 기업 앳홈을 인수한다. 인공지능(AI) 가전과 생성형 AI를 결합한 AI 홈 생태계를 확보하고 이를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드웨어(가전제품) 중심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한 투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최근 네덜란드 엔스헤더에 본사를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의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향후 3년 내 나머지 지분 20%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LG전자가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2022년 전기차 충전업체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 이후 2년 만이다.
LG 씽큐에 앳홈 개방형 생태계 결합 ‘시너지’
2014년 설립된 앳홈은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이후 10년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까지 영역을 넓혔다. 대표 제품인 호미 프로는 5만여 종의 기기 연결이 가능하고 와이파이부터 블루투스, 매터와 스레드 등 다양한 연결 방식을 지원한다.
앳홈이 운영하는 호미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이케아 등 전 세계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연결·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이 1000여 개 등록돼 있다. 고객은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해 손쉽게 기기와 연결하고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다.
지난해 추산 매출이 30억 원 수준으로 기업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전년 대비 85% 매출 신장을 이뤄내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앳홈의 연결성과 LG 씽큐 플랫폼에 적용 예정인 생성형 AI를 더해 AI 홈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앳홈 인수로 타사 기기와 서비스까지 통합할 수 있어 보다 많은 고객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인수 이후에도 앳홈의 운영 체계와 브랜드는 독립적으로 유지한다. 연구개발(R&D) 역량이나 플랫폼 관점의 시너지를 도모하면서도 앳홈 고유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조사 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812억 달러에서 2028년 2602억 달러(약 36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6%에 달한다.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부사장은 "앳홈 인수는 AI 홈 사업의 초석"이라며 "앳홈의 강점인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성을 바탕으로 외부 연동 서비스를 확대하고, AI 가전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하고 입체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車·상업공간까지 사업 확대…SW 플랫폼기업 전환 ‘속도’
LG전자는 AI 홈 사업 역량을 상업 공간이나 모빌리티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의 일환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 2021년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핵심인 LG애즈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광고·데이터 분석 업체 알폰소를 사들였고 같은 해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벨럼의 경영권도 인수했다. 올해 3월에는 상업용 로봇 사업 고도화를 위해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 달러(약 8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앞서 조주완(사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올 초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서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총 10조 원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CEO는 “AI홈과 같은 플랫폼 기반의 가전 서비스·솔루션에 잇따라 진출하며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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