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를 겨냥한 신종 소셜미디어(SNS) ‘노플레이스(Noplace)’가 정식 출시와 함께 미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엑스(X·옛 트위터)와 과거 미국 대표 SNS였던 마이스페이스를 섞은 듯한 사용성에 관심사와 취미, MBTI로 자신을 표현하는 신선한 감각이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4일(현지 시간) 테크크런치는 “소셜미디어에서 ‘소셜’ 요소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노플레이스가 3일 정식 출시되면서 앱 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노플레이스는 지난해 말 베타서비스를 시작해 그간 초대장을 받은 사용자만 가입할 수 있었다. 과거 ‘초대장 구하기’ 열풍까지 일으켰던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전략이다.
노플레이스는 엑스처럼 문자 피드 기반이지만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리트윗이나 ‘좋아요’가 없다. 피드도 2개로 나뉘어 친구 계정과 전체 사용자 게시물을 따로 보여준다. 또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중인 일을 공유하기 쉽게 만들어져 있다. 새 도시에 당도했거나 콘서트를 찾았다는 ‘현 상태’를 업데이트하는 식이다. 비공개 설정도 지원하지 않아 모든 게시물은 외부에 노출된다.
프로필 작성 방식도 신선하다. 나이, 생일, 성별, 연애 관계 유무 등을 노출할 수 있는 점은 페이스북과 같지만 ‘관심사’ 위주로 프로필이 구성된다. 가입시 MBTI, 취미, 팬덤 등 관심사 3개 이상을 선택하면 공통점을 지닌 사용자 피드가 노출된다. 프로필을 자신만의 색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테크크런치는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노출되도록 설계돼 현대판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느낌을 준다”며 “마이스페이스의 혼란스러운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경험하지 않았던 Z세대가 과거 소셜 네트워킹 경험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노플레이스 초기 직원은 7명에 불과하다. 창업자는 20대 여성 티파니 종이다. 종은 UC버클리를 중퇴한 후 실리콘밸리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노플레이스 설립 전에는 초기 단계 소비자 펀드인 파인애플 캐피털을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종은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10년 전 페이스북은 멋진 삶의 업데이트로 가득했지만 이제는 ‘하이라이트’만 볼 수 있게 됐고 모든 것이 너무나 획일화 돼 버렸다”며 “콘텐츠가 고도로 개인화 돼 있기에 결과적으로 공동체를 찾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관심사’ 위주로 사용자를 엮어주는 노플레이스로 개인화에만 집중하는 기성 SNS의 빈틈을 노렸다는 뜻이다.
노플레이스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클럽하우스처럼 ‘반짝 인기’를 끌었다 사라지는 SNS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노플레이스는 아직 이렇다할 수익 모델이 없고 안드로이드 앱도 출시하지 않았다. Z세대를 노리는 경쟁 SNS도 많다. 그러나 메타가 출시한 스레드가 1년만에 월 실사용자 1억7500만 명을 확보하며 엑스와 격차를 좁히고, 틱톡이 미국 내 사업 중단 위기를 맞는 등 SNS 시장에 격변이 이는 와중 또다른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피치북에 따르면 노플레이스는 시리즈A1 라운드까지 총 투자금 1900만 달러를 유치한 상태다. 기업가치는 75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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