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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경제위기는 과열·신뢰성·여파로 진행"

■그렇게 붕괴가 시작되었다(린다 유 지음, 청림출판 펴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의 간판이 내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침체는 이웃이 일자리를 잃는 것이고, 공황은 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경제위기가 실제로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런 공황, 불황, 경기침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정치가나 경제학자, 기업인들은 왜 이를 막지 못하는 것일까.

신간 ‘그렇게 붕괴가 시작되었다(원제 The Great crashes)’는 1930년 미국의 대공황에서 시작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각 위기가 갖는 고유한 특징과 모든 위기를 관통하는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파헤친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경제위기는 △도취감(과열) △신뢰성 △여파 등의 3단계 메커니즘으로 진행된다. 시장이 끊임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맹목적 믿음이 도취감을 낳고, 그것이 실물 경제와 괴리를 일으키면서 거품(부채)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 괴리가 밝혀지는 순간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거품이 꺼진다. 붕괴의 여파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적 결정에 달려 있으며, 그것이 ‘빠른 회복’과 ‘장기침체’의 길을 가른다.

1930년 대공황 시기 뉴욕의 무료급식소 모습. 연합뉴스


책에서 특히 1930년대 대공황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 사건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메커니즘을 보여준 원년이었고, 이후의 역사는 여기서 교훈을 얻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취감 여부에 따라 거품이 형성되거나 꺼지는 것에 앞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이나 인하 등 ‘경기역행적인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며, 투자자들 역시 시장의 흐름에 따라 그대로 올라타거나 빠져나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각국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정책의 의지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고 신뢰성을 회복함으로써 위기의 여파를 줄여야 한다.





위기는 신흥국과 선진국 어느 곳도 피해가지 않았다. 1980~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는 한국에도 치명상을 입혔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은 미국 등 선진국도 위기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닷컴 폭락’과 ‘유로 위기’를 보면 위기의 종류는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일본의 장기침체는 불투명한 금융 시스템과 재무성의 늦장 대처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음을 밝힌다.

홍콩의 한 주민이 중국 부동산 광고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저자는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이 다음 위기의 진앙지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특히 강력한 국가 통제 아래 있는 중국의 금융시스템은 변동성이 높은 주식 시장과 함께 이른바 ‘그림자 금융’이라 불리는 사적 대출기관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막대한 부동산 부채는 전 세계적인 위기로 퍼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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