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철근 생산 업체인 현대제철이 인천 공장 전기로 특별 보수를 또 다시 연장한다. 건설 경기 악호로 수요가 크게 줄어든 철근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하반기 주요 철근 제강사들의 대규모 공장 보수까지 계획되며 전체 철근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7월 말까지 예정됐던 인천공장 전기로 특별 보수를 추가로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통상적으로 전기로 보수 공사는 2~3주면 끝난다. 현재 6개월 넘게 진행되고 이번 보수는 사실상 철근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현대제철은 9월 포항·당진제철소 보수까지 예정돼 있어 하반기 회사의 생산 여력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역시 전기로를 야간에만 돌리는 등 철근 ‘투톱’ 모두가 감산에 나서고 있다.
제강사들의 잇따른 감산 정책은 건설 경기 악화로 시중 철근 가격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탓이다. 올해 초 업계에서는 국내 철근 수요량을 920만 톤 수준으로 예측했으나 최근에는 800만 톤 미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톤당 68만 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7만원)보다 30% 가까이 떨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근과 철 스크랩 가격 간의 스프레드는 연초 40만 원 수준에서 최근 28만 원까지 줄었다”며 “건설사들의 철근 수요가 하반기에도 계속 부족할 것이라 판단한 철근 제강사들이 공급을 줄여 유통 가격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재고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철근 생산 규모는 연간 약 1300만 톤이다. 이 가운데 현대제철(연 335만 톤), 동국제강(275만 톤) 등이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따라서 국내 철근의 생산 감소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5월 생산량은 68만 3000톤으로 3월(73만 7000톤)과 4월(71만 톤)보다 적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현대제철 외에도 동국제강·대한제강·환영철강·한국제강 등 국내 8대 철근 제강사 가운데 7개가 9월 초까지 대보수를 진행하며 공장 가동을 멈춘다.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공급 조절’ 책을 꺼낸 제강사들은 최저 유통 가격을 정하는 등의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근 등 봉형강 제품의 유통가격을 사전 공지해 유통가격 정상화와 원칙 마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매달 마감 가격(최저 가격)을 서로 합의한 후에도 철근을 할인해 파는 유통사에 ‘마감가 고시제’를 실행하고 있다.
철강사들은 유통 가격 회복을 통해 올해 처참한 실적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55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수치다. 동국제강 역시 525억 원으로 3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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