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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급 은행원, 곧 대표된다…"중소금융 현장서 아이디어 얻어"

■이경구 KB국민은행 전략기획부 플랫폼개발 유닛장

사내벤처 선정돼 이달 중 사내벤처 독립분사…국민은행 '1호'

소호컨설팅 현장 경험으로 소상공인 환급 플랫폼 '환급나라 개발'

"다양한 소상공인에 혜택 돌아갔으면"

이경구 KB국민은행 전략기획부 플랫폼개발 유닛장이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대리급 은행원이 곧 대표가 된다. 은행은 회사를 그만두고 새 사업체를 차리는 대리에게 사업화 자금 지원과 지분 투자까지 약속했다. KB국민은행의 1인 사내벤처팀 ‘환급나라’의 이경구 대리 이야기다.

서울경제신문은 국민은행의 사내 벤처 독립 분사 ‘1호’ 대상이 된 이 대리를 직접 만났다. 이 대리의 현재 직책은 본사 전략기획부 플랫폼개발유닛장이다. 올해 1월 그가 만든 소상공인 환급 플랫폼 ‘환급나라’가 사내 벤처에 선정되면서 현재 IT팀 등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국민은행 사내 벤처 가운데 최초로 독립 분사를 하고 1인 대표로 기업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대리가 개발한 ‘환급나라’는 종업원 고용 등에 따른 세제 혜택을 간편하게 도와주는 서비스다. 현재 정부는 직전 연도 대비 상시 근로자가 1명 증가할 때마다 일정 수준의 세액공제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장애인, 60세 이상 노인, 경력단절여성 등에 대한 고용을 증가시킨 기업은 1인당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대의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대기업과 비교해 세무 담당 인력이 부족한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의 경우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는 “과거 소호 컨설팅 본부 근무 시절 생각보다 많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여러 이유로 혜택을 신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체감했다”며 “상담을 통해 지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플랫폼화하면 조금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 대리의 이 같은 문제의식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원했다. 그 결과 이 대리의 ‘환급나라’ 플랫폼은 올해 1월 사내 벤처로 선정됐고 베타 서비스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경영회의에서는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직접 이 대리의 사례를 임원들에게 공유하며 “사내 벤처의 긍정적인 성과”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나아가 국민은행은 이 대리의 아이디어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조만간 사내 벤처 최초로 독립 분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 측은 이 대리의 회사에 지분 투자와 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이며 향후 세무 관련 업무 제휴 및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아이디어는 지난달 경북메타콘텐츠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우수성을 검증받았다. 이 대리는 대상 상금 1000만 원 전액을 국군수도병원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국군장병취업박람회 후원 담당자를 맡아 업무를 진행해 애틋함이 컸다”고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군 생활 중 부상으로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리는 “장병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국방기부금 수령처가 어디일지 고민하다가 군 생활 중 입원 당시 따뜻한 의료진 및 함께 치료받던 전우들이 생각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독립 분사 ‘1호’가 되는 소감을 묻자 이 대리는 “배우자가 많은 응원을 해줬다”며 “은행 내 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 영업을 하면서 알게 됐던 사장님들도 관련 소식을 듣고 먼저 축하해주시고 경영 노하우 등을 알려주셔서 든든하다”며 웃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향후 목표와 관련해 그는 “은행 세무사로서 많은 고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모든 소상공인 사장님들이 환급나라 플랫폼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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