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은 약주’라는 통념은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 5월부터 식당에서 모든 주종의 ‘잔술’ 판매가 허용되면서 “한 잔만”을 외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소량의 술도 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캐나다 약물남용연구소의 팀 스톡웰 박사는 지난 40년 동안 발표된 약 107개의 연구를 5년간 메타 분석했다. 그 결과, 알코올을 소량만 섭취하더라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 스톡웰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적당량의 알코올이 건강에 좋다고 믿고 있지만 음주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건 그저 자기 위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톡웰 박사의 분석에 의하면, 1주일에 술을 단 두 잔만 마셔도 수명이 3~6일 줄어들었다. 즉, 하루에 한 잔씩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수명이 두달 반이나 단축될 수 있는 셈이다. 그는 매일 다섯 잔의 술을 마신다면 수명이 약 2년이나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톡웰 박사는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아직 건강하다는 신호이지, 건강을 유지하는 원인은 아니다”라며 “지금 자신이 건강하다고 앞으로도 건강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술은 1군 발암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과 알코올 대사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저위험 음주’의 기준으로 남성은 하루 4잔, 여성은 2잔 이하를 제시해 왔지만, 지난해 “안전한 음주는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유럽 지역의 알코올 관련 암 발병 원인을 조사한 결과, 절반은 과음이 아니라 ‘적당한’ 또는 ‘가벼운’ 수준의 음주 때문에 생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주류산업정보 실태 조사’ 등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주류를 소비하는 성인들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9.0일이었다. 또 마신 술의 양을 잔으로 물어본 결과 일 평균 6.7잔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이 “건강한 음주는 없다”고 입을 모으는 만큼, 음주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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