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 고객과 접촉하며 수주 본격화를 위한 활동도 시작했다. 그동안 확보한 제조 기술 노하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외부에 판매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송시용 LG전자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상무)을 비롯한 사업부 임원들은 최근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인텔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인텔 공장에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을 제시하고 협업 기회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인텔에서도 조립·테스트 제조를 총괄하는 고위 임원 등이 참석했다.
미국 제약 업체인 존슨앤존슨을 LG전자 테네시 공장에 초청해 이곳에 적용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소개하고 바이오 산업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 협의도 진행했다. 테네시 공장은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이 총집결된 곳으로 지난해 초 세계경제포럼(WEF) 등대 공장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LG전자는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소개하기 위한 전용 홈페이지도 최근 개설했다.
연달아 이어진 기업 교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은 현재 그룹 계열사 외에도 외부 배터리 제조사와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향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와 바이오 업종까지 고객사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한 종류로 키우고 있다. 올해 초 생산기술원 내에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을 신설한 후 공장 구축 기술과 운영 솔루션 등의 무형자산을 사업화하는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 생활가전부터 공조 설비, 전장, 로봇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제조 역량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 지멘스나 미국 ABB 등의 기업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스마트팩토리 기획부터 설계, 유지와 사후 관리에 이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업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 시점에 일회성 수익을 창출하는 제품 위주 사업이 아니라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 번 고객과의 신뢰를 잘 다져 놓으면 지속적인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올해 3546억 달러에서 2029년 5643억 달러(약 78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