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유럽 2위 자동차 시장인 영국에서 올 상반기에만 1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며 최고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영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맞춰 친환경차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도 올해 처음으로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000270)·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3개 완성차 브랜드는 올해 상반기(1~6월)에 영국 자동차(승용 기준)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0만 7326대를 팔았다. 지난해 19만 6239대로 기존 역대 최대 연간 판매 대수(2017년 18만 6625대)를 경신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판매 대수와 점유율 모두 상승세를 탔다.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10.66%로 연간 10% 선을 처음 넘긴 2022년(11.25%)과 지난해(10.31%)에 이어 3년 연속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사상 처음 연간 20만 대 판매 달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별로는 기아(6만 366대)가 4위, 현대차(4만 6604대) 9위, 제네시스(556대)가 39위다.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는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가 2만 4139대로 2위, 현대차 SUV 투싼이 1만 6182대로 9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영국 시장에서 질주하는 배경에는 친환경차가 자리잡고 있다. 영국은 최근 친환경차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상반기 영국에서 판매된 100만 6763대의 자동차 가운데 친환경차 3종(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이 차지하는 비중은 38.4%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변화에 맞춰 친환경차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올해 아이오닉5 N을 투입하며 전기차 라인업을 4년 만에 7종으로 늘렸다. 기아도 지난해 하반기 EV9을 출시하며 전기차 모델을 4종으로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영국에서 상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기아 EV9은 3월 ‘2024 영국 올해의 차’를 수상했고 5월에는 현대차 아이오닉5 N이 영국 자동차 전문지 탑기어가 주관한 2024 탑기어 전기차 어워즈에서 ‘최고의 핫 해치 전기차’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마케팅·문화 활동을 통해 영국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11~14일(현지 시간) 영국에서 열리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가해 현지 자동차 팬들을 만난다. ‘GV60 마그마 콘셉트’와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가 실제 주행하는 모습을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 예술 후원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 명성의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2014년 파트너십을 맺은 뒤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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