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허위 진료와 고의 교통사고 등 보험사기에 연루된 대형 보험회사와 법인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40여 명에 대해 무더기 제재를 내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보험사기에 가담한 보험사·GA 소속 설계사 49명을 대상으로 영업정지(90·180일)와 등록 취소 등의 제재 조치를 했다. 제재 대상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신한라이프생명 등 대형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한 보험 설계사는 자녀의 친구가 벤츠 차량을 몰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자 자신이 운전하던 아반떼 차량과 충돌했다고 허위로 사고를 접수해 5000만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편취했다. 또 다른 보험 설계사는 8명과 공모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마치 정상적인 상황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허위로 사고를 접수하는 방식으로 보험사 2곳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빼돌려 등록 취소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이들에게 모두 등록 취소 조치를 내렸다.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빼돌린 경우도 다수 있었다. 실제 도수 치료를 받지 않은 날짜가 기재된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받는가 하면, 4개 치아에 대해 치조골이식술을 동시에 받았음에도 진단서에는 각각 다른 날짜에 수술한 것처럼 수술 날짜를 달리해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령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 골프장 라운드 중 홀인원을 한 것을 기회로 허위 결제한 뒤 승인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수백만 원을 타낸 사례도 여럿 있었다.
에이플러스에셋·프라임에셋·씨앤에이치에셋 등 20곳이 넘는 GA 소속 설계사들에게도 무더기 제재 조치가 내려졌다. 특히 씨앤에이치에셋 대표이사는 허위 신용카드 영수증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80만 원을 편취해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받았다. 문책 경고를 받으면 일정 기간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들이 병원 등과 연계해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만큼 적극 조사에 나서는 등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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