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농산물) 수요 측면에서 상품 다양성을 높이겠다”며 “어떤 작물의 가격이 높게 뛰면 소비자들이 다른 대체 상품을 소비할 수 있게 새로운 시장을 정부가 형성하도록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박범수 차관 주재로 ‘농식품 수급 및 생육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농축산물 수급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점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집중호우로 인해 채소류를 중심으로 일시적인 문제는 있다”며 “전날(10일)에는 부여에 수박, 멜론 침수 피해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 문제가 생겨 가격이 오를 수 있는데 최근 동향을 보면 비가 많이 온 뒤에는 당도가 떨어져 오히려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예방하고 빨리 복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통계청이 이달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축산물 물가 지수는 전월 대비 2.2% 하락해 3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6월에는 출하지 확대 등으로 인해 시설채소와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였다.
그러나 장마와 폭염 등 기상 상황으로 인한 가격 상승 요인이 아직 남아있다. 7월 1~9일 기준 소비자 가격은 전달보다 시금치(45.8%), 오이(35.3%), 상추(29.1%), 배추 (17.9%) 등 품목에서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시금치(-21.4%), 오이(-14.7%), 상추(-28.7%) 등 가격이 하락하고 배추는 1.5% 소폭 올라 현재까지는 대체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마, 폭염 등 수급 불안 요인이 존재한다.
박 차관은 “이번 주말 장마전선이 또 올라온다고 해 불안 요인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계속 비가 오면 2, 3차 피해가 있을 수 있어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과일류의 경우 올해 작황이 양호해 조생종이 출하되는 7월 하순께부터 가격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생종 사과인 쓰가루는 7월 하순부터, 배(원황)는 8월 하순부터 본격 출하된다. 박 차관은 “수입 농산물과 수박, 참외 등으로 소비가 옮겨가고 있으나 여전히 사과, 배 수요가 있는 건 사실이라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대과(大果), 당도 중심이었던 사과와 배 시장에 소과(小果) 시장을 새롭게 형성하는 것 등이 구조 개선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차관은 여름철 기상 상황으로 인한 농가 피해 구제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재해 예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수가 빨리 이뤄질 수 있어야 하고 냉해 예방을 위해 농업 자체가 스마트 농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냉해와 방상팬 등을 농가가 부담 갖지 않고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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