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현장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한국반도체아카데미’가 출범 이후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해 수료생(현직자 재교육 제외)은 당초 목표했던 220명을 크게 웃도는 338명에 달하는 데다, 여태까지 150명이 취업 또는 대학원 진학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배운 내용을 살려 반도체 관련 기업이나 대학원에 들어간 경우는 73.3%인 110명이나 됐다. 삼성전자에 취업한 인원이 1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에이직랜드(13명), 가온칩스(12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도체아카데미는 4년 이상 소요되는 대학 인력양성의 시간적 한계를 보완하면서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실전형 현장인력을 육성하는 기관이다. 2022년 7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의 일환으로 발표돼 산업계 주도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 기자재 확보 등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시 판교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입교식이 열렸다.
반도체산업협회는 2031년 5만 4000명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반도체아카데미의 설립·운영에 앞장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이 강사와 교육과정, 장비를 지원하고 정부는 운영비 등을 보조하는 형태다.
반도체아카데미가 문을 열자마자 대학 내 반도체 과정이 없거나, 있어도 여러 여건으로 수강하지 못한 대학생·취준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일부 인기 강좌는 최고 경쟁률이 11대 1에 육박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 5월 오프라인 교육센터를 추가 개소하기도 했다.
반도체 인력양성 사업의 종합 성과분석 및 만족도 조사를 맡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1차년도 153.6%의 인력이 수료하는 등 매우 우수한 교육 성과를 나타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차후 반도체아카데미 교육 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선도사업인 시스템반도체설계(56.4%)·반도체인프라(52.7%) 교육 수료생과 비교해 반도체아카데미 수료 인원의 취업률(40.9%)이 떨어지는 문제는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아카데미 측은 “직무 심화 역량 배양을 목적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취업중점 교육’ 수료생에게 채용박람회, 인재 추천 등을 집중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육종료 후 참여기업에 입사지원시 가점을 부여하는 ‘채용연계 교육’의 기회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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