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카드 등 기존 금융사의 애플리케이션이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보다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느끼는 이용자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이 자체 개발한 앱에 은행과 증권·카드 등 서비스를 한데 모은 ‘슈퍼 앱’ 전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핀테크에 쏠린 이용자의 마음을 좀처럼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12일 시장조사 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전국 20~69세 이용자 6802명을 대상으로 올 2분기 금융 앱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토스(76.8점)와 카카오뱅크(76.1점)가 직전 조사인 1분기에 이어 1위와 2위 자리를 지켰다. 케이뱅크는 3위(75.3점)를 기록해 1분기보다 순위가 9단계나 껑충 뛰어올랐다. 이어 네이버페이(74.4점), 뱅크샐러드(74.3점)가 뒤를 이었다. 만족도 순위 ‘톱5’를 인터넷은행과 핀테크가 모두 차지한 것이다.
반면 기존 금융사 앱 가운데 NH콕뱅크(6위), 하나원큐(7위), 신한 SOL뱅크·NH올원뱅크(공동 8위)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지만 상위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NH올원뱅크는 직전 조사보다 순위가 7단계 올라 두각을 나타냈지만 다른 금융사 앱들은 순위가 낮아지거나 제자리걸음이었다. 10위권 밖에서는 올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DGB대구은행)가 만족도 13위에 올라 선전했다.
대형 시중은행들 입장에서 금융 앱 이용자들이 거의 모든 조사 항목에서 인터넷은행·핀테크 앱의 손을 들어준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용 속도와 최신 기술 활용, 차별·혁신성, 디자인 등 17개 평가 항목 가운데 14개 항목에서 이용자들은 금융사 앱보다 인터넷은행·핀테크 앱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금융사 앱이 더 낫다는 응답이 나온 항목은 △보안·인증의 편리함 △높은 상담 접근성 △신뢰도 등 3개에 불과했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금융사가 가진 장점 외에 디지털 측면에서 (금융사 앱이) 내세울 만한 요소가 많지 않은 것”이라며 “대형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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