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박 5일 일정의 ‘안보 순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을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시켰다. 또 북미와 유럽 자유주의 진영의 집단방위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 철통 연대를 재확인하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을 규탄하고 적극적인 공동 대응에 나섰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빽빽한 일정에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일(현지 시간) 두 정상이 전격적으로 만나 ‘한반도 핵 억제, 한미 핵 작전 지침’을 승인하며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 이름으로 공동성명이 나오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미국 역량으로 뒷받침된다”고 평가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 핵전력 사용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어서 사전에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정 한반도 상황에서 미국의 어떤 핵자산을 어떻게 운용한다는 내용을 미리 설정해두고 해당 자산 전개를 한미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반도 핵 운용에 있어 우리의 조직·인력·자산이 미국과 함께하는 확장 억제로 진화됐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이와 함께 핵·재래식 통합 방안과 핵 협의 절차를 적용한 범정부 및 국방·군사 차원의 도상훈련을 연례적으로 시행한다. 한미 연합사 작전계획(작계)에 북한 핵무기 사용 관련 시나리오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3대 전략자산 전개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핵 전략자산 전개를 피부로 실감할 만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핵 작전 지침’이 완성되면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인 자체 핵무장 또는 전술핵 재배치 없이도 북핵 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협의체가 구축될 수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일본·독일·캐나다 등 11개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개최하고 나토 사무총장 면담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퍼블릭 포럼’ 연설에서도 러북 밀착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면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그리고 나토 회원국들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인 군사·경제 협력을 무력화하고 차단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러북 간 불법적 군사 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8~9일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한미 연합 방위 태세도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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